한나라당에 변화의 바람이 꿈틀거리기 시작했다. '안철수 출현'으로 정당의 지지도가 떨어지고 당내 쇄신바람이 일면서 여당발 변화 조짐이 드러나고 있는 것.

한나라당은 21일 창당 14주년 기념식을 가졌다.

홍준표 대표는 당 쇄신 시기에 대해 "미래와 시대의 요구에 따라 이번 정기국회가 끝날 무렵부터 바로 당을 재편토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는 한미FTA(자유무역협정) 비준안 처리가 끝난 뒤 당 쇄신에 본격 나서겠다는 취지의 발언으로 보인다.

홍 대표는 앞서 구체적인 내용을 밝히지 않은채 '신체제 한나라당' 건설을 제시한 바 있다. 홍 대표는 가족 빼고 모두 바꾼다는 심정으로 당 개혁에 나서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고 한 측근이 전했다.

그는 "한미FTA가 처리되고 나면 쇄신연찬회를 열어 당이 어떻게 바뀌어야 하고 어떤 방향으로 가야하는지, 또 국민의 재신임을 받기 위해 어떻게 해야할지에 대해 의견을 모으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박근혜 전 대표도 당의 쇄신 분위기에 기름을 부었다. 그는 이날 오후 서울시 월계동 인덕대학에서 청년 창업간담회를 가진 후 기자들로부터 당 쇄신과 관련한 질문을 받고 "지금은 정책을 갖고 국민에게 다가가는 정책쇄신에 집중하고 그 다음에 정치쇄신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 부분에 대해 나중에 말씀드릴 기회가 있을 것"이라면서도 "환골탈태를 위해 당명 개정이 필요한가"라는 질문에 대해서는 "이름과 겉모양을 바꾸는 것도 어떤 때에는 필요할지 모르지만 지금은 겉모양이 아니라 우리 속마음을 확 바꿀 필요가 있다"고 강한 의지를 보였다.

창당 14주년에 즈음해서는 "당의 존재 이유는 국민의 삶을 얼마나 더 챙기고, 고통받는 부분을 덜어주고, 얼마나 희망을 줄 것인가에 있으며 그것을 잘못하면 당이 존재할 필요도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명박 대통령은 이날 창당 14주년을 맞은 한나라당에 대해 "세계적인 어려움속에서도 우리가 할 일을 해 간다면 어떠한 어려움도 극복할 수 있다고 믿는다"며 김효재 청와대 정무수석을 보내 메시지를 전했다.

/정의종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