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5일 구도심 철거 지역의 석면문제를 제기한 시민단체와 지역 주민들의 기자회견이 시청에서 열렸다. 대단위 철거현장에서 발생된 석면이 제대로 처리되지 않고 있다는 게 내용이었다.
이런 구도심 재개발·재건축 현장에서의 석면 문제는 지난 2009년부터 꾸준히 제기돼왔다. 서구 루원시티 철거현장에서 700여t의 석면폐기물이 쏟아져 나올 것으로 추정됐고, 도화구역에서도 수백톤의 석면이 발생할 것으로 당시 시행사들은 예측했다. 이런 내용이 언론에 나오자 인천시는 별도의 석면 대책기구를 만들고 주민, 환경단체 등과 모니터링 활동을 강화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런 시의 방침을 믿은 게 잘못이었다.
지난 15일 기자회견 직후 석면과 관련해 당시 약속했던 것들이 지켜지는지 확인해 보니, 잘 운영되기는커녕 부서끼리 책임을 떠넘기기에 바빴다.
개발 지역 주변에 사는 주민들은 화가 날 만도 했다. 석면문제 뿐만 아니라 수도권매립지의 악취 문제, 인천만 조력발전소 건설에 따른 강화 갯벌 훼손, 굴업도 개발 논란 등 인천의 환경 현안이 제대로 풀려 나가는 게 없다.
시가 이런 사안들에 대해 먼저 대처하는 것이 아니라, 주민들과 시민단체들의 아우성이 있어야 마지못해 움직이는 방식으로 일 처리가 되고 있다.
수도권매립지의 악취만 하더라도 이미 수십년 전부터 지역 주민들의 단골 민원이었다. 매립지 인근 청라지구에 수천세대의 아파트가 들어오고 이들이 정부에 집단 민원을 넣고 시위를 하는 등 난리를 치고 나서야 시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송도의 번듯한 마천루와 세계 1등 인천공항, 인천대교. 시가 국내외에 인천을 홍보할때 빼놓지 않는 것들이다. 이런 화려함 속에 감춰진 지역 환경 현안에 신경을 쓰지 않는다면 이런 것들이 모두 '빛 좋은 개살구'가 될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