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리해고 문제를 놓고 11개월간 끈 한진중공업 사태가 지난 10일 완전타결됨에 따라 한진중공업 노사가 상대방을 대상으로 제기했던 민사소송을 대부분 취하하는 등 '앙금 털기'에 나섰다.

   26일 부산지법과 한진중공업 노사에 따르면 노조 측은 지난 21일 부산지법 집행관이 지난 6월 조합원을 영도조선소 밖으로 끌어내는 강제집행을 단행한 것은 위법한 만큼 조합원 1인당 200만원을 지급하라며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취하했다.

   또 정리해고 노동자 94명이 한진중공업을 상대로 제기한 해고무효 확인 청구소송도 취하해 법정공방을 중단했다.

   사측도 85호 크레인에서 309일간 고공농성을 벌인 김진숙 민주노총 부산지역본부 지도위원과 노조 간부, 정리해고 노동자 등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모두 철회했다.

   법원의 퇴거명령을 어기고 하루 100만원의 이행강제금을 감수하면서 고공농성을 벌인 김 위원에게도 3억원에 육박하는 이행강제금을 받지 않기로 했다.

   그러나 사측은 노조의 불법파업과 크레인 농성으로 인해 막대한 손해가 발생한 만큼 노조와 민주노총 부산지역본부에 대한 배상책임은 계속 묻기로 했다.

   불법파업과 관련해 노조에 청구한 손해배상액은 158억6천만원이고, 크레인 농성과 관련해 민노총 부산지역본부에 청구한 배상액은 당초 1억100만원이었으나 소송을 제기한 후에도 농성이 계속돼 배상액을 2억원 이상으로 상향조정할 방침이다.

   한진중공업의 한 관계자는 "민사상 손해배상 청구를 최소화한다는 노사합의 정신에 따라 김진숙 지도위원을 비롯해 개인을 상대로 제기한 손배소는 모두 취하했지만 노조 등에 대한 소송을 계속 진행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한편 김 위원과 희망버스를 기획한 시인 송경동씨, 희망버스 행사중에 불법행위를 한 참가자 등에 대한 형사상 사법처리 절차는 노사합의와 관계없이 진행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