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달 22일 한나라당의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강행 처리로 중단된지 9일만에 예산심사가 재개된 1일 오전 국회 계수조정소위 회의실을 방문한 민주당 강기정(오른쪽·예결위 간사)의원이 정회를 선언하는 한나라당 장윤석 간사의 방망이를 붙잡으며 산회 선언을 종용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계수조정소위가 민주당이 불참한 가운데 1일 열렸다.

계수조정소위는 9일 만에 심사를 재개했지만 민주당이 불참해 복지·국방예산 등 여야 쟁점사항에 대한 심사는 연기됐다.

정갑윤 국회 예결위원장은 "정기국회가 끝나는 9일까지 예산심사를 마치려면 시간이 없다. 오늘부터 계수조정소위에서 내년도 예산안에 대한 비쟁점 감액심사를 시작키로 했다"고 말했다.

정 위원장은 민주당의 불참에도 불구, 심사를 재개한 것에 대해 "여야 원내지도부를 압박하기 위한 것으로 여야 지도부의 대화를 거쳐 다음주 월요일에는 민주당도 참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7명의 한나라당 계수조정소위 위원과 자유선진당 임영호 위원은 각 상임위원회에서 여야 합의로 감액 의결한 예산항목부터 심사를 재개했다. 다만 민주당을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복지·국방예산 등 여야 쟁점사항은 심사를 뒤로 미뤘다.

정 위원장은 개의를 선언하면서 "민주당에도 동참을 요청했지만 참석하지 않아 유감이다. 상임위에서 의결한 감액부터 심사하고 예결위 차원의 감액은 민주당이 들어오면 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민주당은 한나라당이 한미 FTA 강행처리에 대한 사과와 신뢰회복 조치 없이 정부가 제출한 예산을 감액·증액하는 계수조정소위를 재가동하는 것에 대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예결위 민주당 간사인 강기정 의원은 "보여주기식의 예산심사 재개는 여야 불신을 키우는 것이다. 한나라당에 단독 예산심사를 하지 말라고 요청했다"고 밝혔다.

강 의원은 "한나라당이 FTA '날치기 처리'로 국회를 파행으로 몰아넣고도 정기국회 회기 중 예산안을 처리하겠다는 것은 또다시 날치기 처리하겠다는 의도"라고 비판했다.

/이호승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