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04 대한민국 중소기업 상품박람회'가 열리는 중국 창춘국제박람회 전시장에서 관람객들이 전시된 상품을 관람하고 있다. =중국 창춘/한영호·hanyh@kyeongin.com
○…박람회에 참가한 국내 80개 업체 중에서는 유일하게 미모의 여성 CEO가 중국 시장 개척에 나서 중국 바이어들의 눈길이 집중.

구리시 네일아트 전문업체인 (주)빛 신영미(31)사장이 바로 그 주인공.
신 사장은 부스를 설치할 때도 진열대를 세우고 조명각도를 조절하는 등 자신이 직접 팔을 걷어붙이고 일선 작업에 나서 주변 사람들이 박수를 보내며 관심.

박람회장을 찾은 여성 관람객들은 모두 한번씩 '빛' 부스에 들러 손톱관리 상담을 받거나 형형색색의 메니큐어를 직접 발라보는 등 인기.

신 사장은 “중국 인구가 13억이라면 우리 '빛'은 10개의 손가락을 가진 130억 시장을 확보한 셈”이라며 “아직은 초기단계의 기업이지만 세계로 뻗어나가는 기업으로 키우고 싶다”고 당찬 포부를 피력.

○…화성의 메모리폼 베개 제조업체인 유니온사의 조흥권 사장은 이날 중국 세관원이 “검사가 끝나기도 전에 물품을 전시했다”는 트집을 잡으며 전시품을 압수려고 하자 “우리 물건을 조사하기 전에 당신 신분부터 밝히라”며 거세게 항의.

조 사장의 배짱섞인 항의에 중국 세관원은 “중국에 유입되는 물품은 하나하나 검사해야 하므로 이해해 달라”며 슬며시 약세로 전환.

조 사장은 “업체들이 이곳 문화에 익숙지 않은 점을 이용해 일부 중국측 세관들이 텃세를 부리려는 것 같아 한국인의 매운 맛을 보여줬다”면서 “이 정도 큰 소리를 쳤으니 우리에게 함부로 하지 못할 것”이라며 너털웃음.

○…자동안마기 제조업체 (주)코이노 코리아 부스에는 많은 중국 관람객들이 의자형 안마기는 물론, 침대형 안마기 등을 체험하려고 한꺼번에 몰리는 바람에 업체 관계자들이 진땀.

편안하게 앉거나 누운 상태에서 안마를 받는 효과를 내는 코이노 코리아의 안마기는 천성적으로 안마를 좋아하는 중국인들에게 큰 인기.

이날 안마기에서 떠날 줄을 모르던 조선족 김옥숙(40·여)씨는 “한국에서 이런 좋은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실용적인 상품을 만들어 낸 것이 너무나 놀랍다”면서 “이웃이나 친지들에게 꼭 권하고 싶다”고 한마디.

○…11일 오후 박람회장 중앙홀에서 열린 특별공연에서는 댄스그룹인 워파뭐런대(月花舞人隊) 소속 무희 5명이 프랑스 고유의 춤인 '캉캉댄스'를 선보여 많은 사람들로부터 갈채.

그러나 아직까지 개방적이지 못한 일부 중국 관람객들은 다른 춤들에 비해 여성 무희들의 노출이 심한 캉캉춤을 보고 애써 외면하는 진풍경을 연출.

가족과 함께 행사장을 찾은 관람객 린지링(33)씨는 “아무리 춤 공연이라지만 젊은 여성이 옷을 흔들며 속살을 보여주니 너무 민망하다”고 말해 아직 완전히 서구문화를 수용하지 못하는 중국 문화의 단면을 보여주기도.

○…행사장에는 행사 진행을 돕기 위해 빨간 중국 전통복장을 한 여성도우미들이 대거 등장해 관람객들의 인기를 독차지.

이날 행사에 나선 여성도우미들은 지린대학 등 주변 대학에 재학중인 학생들로 구성돼 미모는 물론 뛰어난 영어 실력을 선보여 관람객들의 눈길을 사로잡기에 충분.

도우미 항거쓰(21)씨는 “이곳 창춘은 이미 많은 국제 박람회가 열리는 등 외국 바이어들이 몰려들면서 국제적인 도시로 급성장하고 있다”면서 “한국과 중국이 서로 협력해 양국 모두가 성과를 거둘 수 있는 박람회가 됐으면 좋겠다”는 희망을 피력.

○…남양주에서 온 메리퀸(사장·호송문)은 업체가 제조한 침대와 침대보, 이불 외에도 전시 효과를 높이기 위해 침대 위에 작고 귀여운 양 인형을 함께 전시해 관람객들의 눈길을 유도.

이날 전시장을 찾은 일부 관람객들은 그러나 정작 상품인 침대보다도 침대위에 진열된 양 인형에 관심을 보이며 즉석에서 구입하고 싶다는 주문이 쏟아져 관계자들이 곤혹스러워하는 상황이 연출.

호 사장은 “부드럽고 푹신하다는 느낌을 주기 위해 양 인형을 진열했는데 중국인들이 많이 좋아하는 것 같다”면서 “이참에 침대 관련 물품을 만들면서 양 인형도 함께 생산해야 할 것 같다”며 기쁨을 감추지 못하는 모습. =중국 창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