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환자 이송시장이 왜곡된 채 엉망이다. 영세한 사설 앰뷸런스 업체들이 난립하면서 환자와 가족들에게 바가지 요금을 받거나 난폭운전으로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 여기에 일부 대형병원들은 난립해 과당경쟁중인 사설앰뷸런스 업체들의 열악한 처지를 악용, 온갖 횡포를 부리고 있다고 한다. 이쯤되면 약육강식의 '동물의 왕국' 수준이다.
사설 앰뷸런스회사의 경우 응급구조사와 응급구조장비가 있는 특수구급차 등을 갖춰야 하고 각종 보험 등에 가입해야 하지만 영세성을 이유로 이를 제대로 갖추고 운영중인 업체는 드물다. 또한 고용된 응급차 운전기사들도 최저임금 기준을 조금 넘는 수준의 월급을 받으면서도 회사에서 잘리지 않기 위해 매일 환자를 태운 채 신호를 무시하고 중앙선을 침범하는 등 죽음의 질주를 계속하고 있다. 이렇다보니 업체들마다 교통위반 등으로 부과받은 범칙금이 수천만원에 달하지만 이마저도 납부하지 못하고 있다. 일부 대형병원들이 이같은 민간환자이송 시장의 열악한 현실을 뻔히 알면서도 업체들의 등골을 빼고 있다고 하니 기가 찰 노릇이다.
도내 한 대형병원은 매달 150만원의 용역비를 주던 앰뷸런스 업체 외에 다른 업체가 생겨나자 곧바로 계약을 해지하고 아예 용역비를 주지 않는 것으로 신생업체와 계약을 맺었다. 또 다른 대형 병원은 아예 계약조건으로 업체를 병원에 상주시키고 오히려 임대료 300만원까지 받았다. 이것도 모자라 병원 각종 행사에 업체의 협찬도 받았다. 한 민간환자이송업체 대표는 "(병원이 요구하는)혈액운반·장기이송은 물론이고 병원주최 행사까지 도맡았다"며 "병원이 요구하면 간호사를 집에서 병원까지 이송하고, 건강검진을 받기 위해 한국을 찾은 외국인들을 공항에서 병원까지 이송하는 일도 했다"고 속상해 했다.
이 정도면 거의 노비 수준이다. 문제는 사설앰뷸런스 업체가 이런 대우도 참고 병원에 잘 보여야 하는 이유에 있다. 병원측이 제공하는 환자이송주문에 목이 매여 있다보니 벌어진 일로 앰뷸런스 업체들은 환자와 그 가족들을 상대로 이익을 뽑아내려 할 수밖에 없다. 결국 이 동물의 왕국에서 피해를 보는 것은 환자와 그 가족 뿐이다. 정부는 생명을 다루는 존귀한 업무가 더이상 돈벌이 수단으로 전락하지 않도록 현 민간환자이송 시장을 전면 개선해야 한다.
앰뷸런스시장 전면 개선하라
입력 2011-12-08 2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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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12-09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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