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나라당 홍준표 대표가 8일 오후 서울 여의도 당사 기자회견장에 입장하고 있다. 홍 대표는 "현역 의원 전원의 (내년 총선) 불출마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는 자기희생적이고, 과감한 인재 영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한나라당 홍준표 대표가 8일 내년도 4·11 총선을 겨냥한 혁명공천, 재창당 등 굵직한 당 쇄신안을 내놓았지만 당내 쇄신파의 반발이 더욱 확산되면서 내홍이 심화되고 있다.

■쇄신 방향 = 홍 대표는 이날 오후 여의도 당사에서 가진 쇄신안 관련 기자회견에서 "혁명에 준하는 총선 준비를 하도록 하겠다"며 대대적 공천혁명을 예고했다. 당의 환골탈태를 위한 재창당 추진과 함께 야권통합에 대비한 범여권의 대동단결에 나서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였다.

홍 대표가 제시한 공천의 제 1원칙은 현역 의원과 당협위원장의 기득권을 인정하지 않고 과감한 인재 영입에 나서겠다는 것. 또 한나라당 주도로 새 정당의 당명, 당헌·당규, 정강정책 등을 결정하고 새 정당의 간판으로 내년 4·11 총선에 나설 후보를 선정, 신 체제의 정당을 발족한다는 계획도 포함시켰다.

재창당은 내년 2월 중순까지 마무리 짓기로 하고 당내외 인사로 재창당준비위를 구성키로 했다. 범여권 통합작업도 함께 할 방침이다. 홍 대표는 "여권 분열은 총선 전 패배를 자초하는 것"이라며 "한나라당과 사실상 노선과 정책이 거의 같거나 함께 할 수 있는 모든 세력을 모아 범여권 대동단결을 추진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내년 총선에서 당내 '잠룡'들이 실제 선거전에 나설 수 있는 당헌·당규를 개정하겠다는 쇄신로드맵을 밝혔다. 간추려 보면 자신이 주도하는 지도체제에서 공천혁명→재창당→대권·당권분리 폐지 등을 통해 당의 변화를 이끌겠다는 것으로 요약된다.

■ 쇄신파 반발 = 지난 7일 전날 사퇴한 원희룡,남경필 최고위원, 정두언 의원 등 쇄신파 의원들은 홍 대표의 리더십이 땅에 떨어진 상태에서 대표직을 유지키 위한 쇄신안이라고 평가절하했다. 원 의원은 "당 대표직을 유지하겠다는 것 자체가 권력에 대한 집착"이라며 날선 공격에 나섰다. 남 의원도 트위터를 통해 "홍준표 대표의 리더십은 이미 추락한 상태"라며 "그의 말이 국민들께 전달되지 않는 메신저 거부 현상 단계에 이르렀다. 대표직을 유지하면서 본인 주도로 공천권을 행사하려는 기존 인식을 버리지 못한 것"이라며 홍 대표의 사퇴를 촉구했다. 정 의원도 트위터에서 "어떠한 쇄신과 변화도 '홍 반장'이 주도하면 빛이 바랠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라며 홍 대표의 퇴진론에 가세했고 차명진·안영환·전여옥 의원 등 한나라당 재창당 모임 소속 의원 10명도 긴급 모임을 갖고 "홍 대표가 재창당추진위원회에 모든 권한을 일임해야 한다"며 쇄신안에 대한 반발기류를 확산시켜 나갔다.

/정의종·송수은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