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노선, 꿇어~"
한국과 일본을 오가는 항공 노선은 항공업계 최고의 '황금노선'으로 꼽힌다. 한~일 노선은 양국의 활발한 교류 덕분에 수십 년 동안 승객 수 정상을 지키며 항공사에 가장 짭짤한 수익을 안겨줬다.

   하지만 최근 급성장하는 중국 노선이 견고하던 일본 노선의 지위를 위협하고 있다.

   13일 국토해양부와 항공업계에 따르면 올해 중국 노선의 승객 수가 급증해 일본 노선의 승객 수를 바짝 따라잡은 것으로 나타났다.

   국토부는 올 11월까지 중국 노선이 실어나른 여객 수가 904만1천여명으로 집계돼 일본 노선(946만5천여명)을 불과 42만4천여명 차로 바짝 추격했다고 밝혔다.

   이 같은 수치는 승객 차가 각각 288만명, 200만명에 달했던 2009년, 작년과 비교할 때 크게 좁혀진 것이다. 일본 노선과 중국 노선의 승객 수는 2009년에는 각각 993만3천여명, 704만9천여명으로 집계됐고, 승객 수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작년에는 각각 1천118만9천여명, 915만7천여명을 헤아렸다.

   이처럼 두 노선의 격차가 줄어들고 있는 것은 지난 3월 동일본 대지진으로 인해 일본 노선의 승객이 급감한 반면 중국 노선은 한류 등의 영향으로 국내에 중국 관광객이 몰리고 있기 때문이다.

   올 가을에는 특히 1만명이 넘는 중국 바오젠그룹 관광단 등 대규모 단체 관광객이 한국을 찾으며 대한항공[003490]과 아시아나항공[020560] 등 국적 항공사에 '특수'를 안겨주기도 했다.

   항공업계는 현재의 분위기라면 중국 노선이 일본 노선을 추월하는 것은 시간문제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가을로 접어들며 일본 노선의 수요가 대지진의 충격에서 벗어나 점차 회복되고 있긴 하지만 방사능 등으로 인해 일본 여행을 기피하는 풍조가 여전한 이상 일본이 '황금 노선'의 지위를 유지하기가 더는 어렵다고 보고 있는 것.

   항공업계의 한 관계자는 일본 대지진과 중국 관광객 특수가 맞물리며 일본 노선이 오랫동안 지켜온 1위 자리가 빠르면 내년부터 중국에 넘어갈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이 관계자는 "싹쓸이 쇼핑으로 국내 유통업계의 매출 증대에 톡톡히 기여하고 있는 '왕서방'이 이제 항공업계에도 최고의 효자로 떠오른 셈"이라고 덧붙였다.

   중국 노선의 중요성이 커짐에 따라 중국 승객을 겨냥한 항공업계의 마케팅도 더 활발해지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의 경우 중국인 단체 관광객 유치를 위해 'IT 투어' 상품을 개발하고, 인천~제주 노선에 중국인 관광객 전용기인 '제주쾌선'을 띄우는 등 중국인 승객의 편의를 위해 노력을 아끼지 않고 있다.

   대한항공 역시 중국 현지에서 TV, 극장, 각종 인쇄매체를 통해 대대적인 광고를 하는 한편 단체 관광객 유치를 위해 현지 기업인들에게 정성을 쏟는 등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