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산튼튼병원 황주연 원장 (사진=연합뉴스)
  
   '밤이 가장 길고 낮이 가장 짧다'는 동지(12월22일)가 막 지났다.

   겨울이 정점에 다다르면서 아침마다 몸의 이상신호를 호소하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다. 추위에 점점 움츠러들어 밤은 길지만 뒤척이는 시간도 그에 따라 비례하기도 하는데 이는 바로 잘못된 수면습관 때문. 
  
   하루 3분의 1을 차지하는 수면이야말로 우리 몸에 활기를 넣어줄 수도, 독을 줄 수도 있는 양날의 검이다. 특히 겨울에는 추위에 몸을 움직이는 정도가 적어지는데다 굳어진 수면자세로 인해 평소와 달리 몸에 이상을 느끼기 쉽다.

   단지 하루 이틀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디스크 질환을 불러일으킬 수 있으므로 조심해야 한다. 기상 후 유독 몸이 무겁거나, 신체의 특정부위에 결림 혹은 통증을 느낀다면 자신의 수면자세에 문제가 있는 건 아닌지 점검해봐야 된다.
 
   ◇당신의 수면자세는?

   수면 중 가장 흔한 자세로는 오른쪽이나 왼쪽 중 한 방향으로 돌아눕는 경우다. 이 경우 몸의 균형이 한쪽으로 기울어져 혈액순환에 문제가 생길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어깨근육과 척추, 경추가 뒤틀려 통증을 유발할 수 있다. 

   일명 '새우잠' 혹은 '태아형'이라고 하는 웅크려 자는 자세나 엎드려 자는 자세도 마찬가지로, 자신도 모르게 목과 어깨에 힘이 가해져 근육을 굳게 만들거나 상체 쪽으로 체중이 실려 근육에 무리가 올 수 있다.

   또한 팔과 다리에 혈액이 통하지 않아 저림을 느끼기도 한다. 수면자세는 신체부위 중에서도 척추와 직접적으로 연결된다. 척추의 균형을 방해하거나 뒤틀리게 하는 수면자세를 취함으로써 척추에 무리가 오게 되고 질환으로 연결되는 것이다.

   척추나 경추질환 환자의 대다수가 잘못된 수면습관으로 고생하는 경우가 많다. 지나치게 높거나 낮은 베개, 평균을 웃돌거나 부족한 수면시간 그리고 몸의 불균형을 일으키는 수면자세가 척추질환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잘못된 수면자세가 척추에 미치는 영향

   된 수면자세는 허리디스크, 목디스크, 척추관협착증, 척추측만증 등의 질환을 유발한다. 디스크는 본래 척추의 뼈 사이에서 뼈가 부딪치는 것을 막아주는 보완제 역할을 하는데 지속적으로 무리하게 힘이 가해지면 디스크가 밖으로 돌출되어 통증을 유발한다.

   모로 눕거나 엎드려 자는 자세처럼 지나치게 허리를 굽히거나 혹은 피게 되는 경우 허리디스크에 노출되기 쉽다. 목디스크도 마찬가지. 높은 베개나 목에 무리가 가해지는 수면자세로 목 뼈에 압력이 가해질 수 있다. 이렇게 목디스크가 생기면 팔의 저림이나 통증이 나타난다.

   목덜미가 뻣뻣하고 특히 고개를 뒤로 젖히거나 옆으로 돌릴 때 통증이 심하면 목디스크를 의심해봐야 한다. 막상 목은 안 아픈데 가슴과 다리, 옆구리가 아프거나 엄지와 검지, 중지 같은 손가락이 저리는 증상도 보인다. 허리디스크의 증상은 허리가 아닌 다리의 통증으로도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신경이 눌리는 부위에 따라 다리가 저려오고, 물건을 들어올리거나 재채기를 할 때도 통증이 느껴진다. 그러나 옆으로 눕거나 자신이 편한 자세에서는 통증이 사라지기에 잘못된 수면자세로 악순환을 일으키는 경우가 많다.

   누워 무릎을 편 자세에서 다리를 들어올릴 때 심한 통증을 느낀다면 허리디스크를 고려해볼 수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이런 질환들의 예방이다. 그렇다면 몸에서 가장 좋은 수면자세의 키워드는 무엇일까? 가장 올바른 수면습관은 규칙적이고 적당한 수면시간과 더불어 몸에 균형을 주는 수면자세다.

   몸의 중심점인 척추나 경추가 똑바로 정렬되어 압력이 가해지지 않고 혈액이 골고루 순환될 수 있어야 건강에 좋으며, 이를 위해서는 천정을 바라본 자세로 양손을 명치나 배꼽 쪽에 가볍게 붙인 채 자는 자세가 가장 좋다.
 
 ◇목이나 허리통증, 조기발견이 중요
 
   나 경추에 이상이 있다면 조기에 병원을 찾아 CT검사와 MRI검사를 통해 질환을 진단하는 것이 좋다. 허리와 목디스크는 가장 먼저 보존적 치료를 행하게 되는데 증상이 심하지 않을 경우 3~4주 정도 안정을 취하면 자연 치유가 되기도 하고 약물이나 물리치료, 온열 요법으로 치료한다.

   이와 더불어 소염제 및 근육 이완제를 병용하거나 재활과 운동으로 치료하기도 한다. 초기에는 경막외신경성형술(PEN)이라고 하여 꼬리뼈를 통해 특수한 카테터를 삽입, 염증 유발 물질을 제거하고 유착을 풀어주는 치료를 시행한다.

   이 시술은 피부를 절개하는 수술이 아니거니와 국소마취로 진행되어 환자에게 심적 부담이 적다. 또한 고주파 장착바늘을 디스크에 삽입해 수핵 일부를 녹여 압력을 수축시키는 고주파수핵성형술(PNP)도 치료의 한 방편이다.

   질환 정도가 심하고 위와 같은 치료에도 증상이 호전되지 않을 때는 미세현미경술이나 레이저디스크수술, 인공디스크 삽입 등의 수술도 고려할 수 있다.
 
   도움말=일산 튼튼병원 황주연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