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계 독일인 여성이 서울 강남에서 독일인 남편에게 살해당해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25일 서울 서초경찰서에 따르면 경찰은 24일 오전 9시30분께 서울 서초구 서초동의 한 오피스텔 장롱에서 끈으로 목이 졸린 채 숨진 조모(49)씨의 시신을 발견했다.

   앞서 조씨의 남편인 독일인 W(48)씨는 22일 오전 4시께 부인을 살해한 뒤 곧바로 독일로 출국, 베를린 경찰서에 한국에서 아내를 죽였다고 자수했으며 독일 경찰이 주한 독일대사관을 통해 이 사건을 한국 경찰에 통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지에서 구속된 W씨는 독일 경찰 조사에서 살해 동기에 대해 묵비권을 행사했다.

   한국 경찰 관계자는 "조씨 가방에서 2009년에 작성된 '신고된 재산의 90%에 대해 조씨가 권한을 갖는다. 또한 정신적·육체적으로 서로를 압박하지 않는다'는 내용의 메모지가 발견됐다"며 "재산관계로 인한 범행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W씨는 화학박사 학위 소지자로, 2007년부터 조씨와 함께 한국, 일본, 태국 등에서 머리끈, 귀걸이 같은 액세서리를 사들여 독일의 인터넷 사이트에서 판매하는 사업을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약 30년 전 결혼한 이들은 지난 4일 함께 입국해 이 오피스텔에서 지내며 동대문시장 등에서 액세서리를 구입했다.

   조씨는 약 40년 전 어머니, 언니와 함께 독일로 이민간 것으로 전해졌다. 조씨의 시신은 현재 강남의 한 병원에 안치돼 있다. 경찰은 26일 시신을 부검할 예정이다.

   앞서 경찰은 독일 경찰에 W씨의 신병 인도를 요청했지만 "'속인주의' 원칙에 입각해 불가능하다"는 답변을 받았다. 경찰은 앞으로 법무부, 국제형사경찰기구 등과 협의해 추가로 범죄인 인도를 요구할 계획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