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전국적으로 큰 인기를 끌었던 전자담배가 최근 청소년 유해물품으로 규정됐지만 인터넷 쇼핑몰 등에선 성인 인증없이 손쉽게 거래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여성가족부는 지난달 전자담배 기기장치류를 '청소년 유해물품'으로 결정해 관련 법에 따라 청소년에게 판매를 금지하는 한편, 내년부터는 전자담배에 청소년 유해 표기를 하도록 고시했다. 이처럼 청소년에게 전자담배 판매가 금지됐지만 일부 업체의 인터넷 판매 경로는 성인 인증없이 구입이 가능해 청소년들이 여전히 전자담배 구입을 할 수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실제로 자사 홈페이지를 통해 전자담배 제품을 판매하고 있는 6개 업체를 조사한 결과, 이중 4개 업체에서 성인 인증없이 제품 구매가 가능했다. 국내 유명 인터넷 쇼핑몰에서도 아무런 제재장치없이 전자담배 거래가 성사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터파크와 옥션, 11번가 등 유명 인터넷쇼핑몰에서는 검색창에서 '전자담배'를 검색한 뒤 물품 목록을 골라 구매 버튼을 눌렀을 때 별다른 성인 인증없이 전자담배 구매가 이뤄졌다. 더구나 지난해 매출 최고점을 찍으며 팔려나간 전자담배 물량이 최근 중고시장에 대량으로 나오면서 그간 비싼 가격탓에 전자담배를 구입하지 못했던 청소년들마저 싼값에 전자담배를 구입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실제 한 포털사이트의 중고카페에선 15만원에 육박하는 전자담배 세트를 5만~10만원에 내놓았다는 글들이 수십개나 검색됐다. 이 카페에 중고물품을 5만원에 팔겠다는 글을 올리자 하룻동안 고등학생 10여명에게서 문의전화가 걸려 오기도 했다.

수원 A고교 박모(17)양은 "두달쯤 전 중고거래 사이트에서 싼값에 전자담배를 구입했는데 얼마 전 친구도 인터넷 쇼핑몰에서 새것을 구입했다는 말을 들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여성가족부 관계자는 "니코틴이 함유된 액상을 넣는 전자담배나 함유되지 않은 전자담배 모두 청소년 유해물품으로 분류됐다"며 "실질적인 단속을 위해 신속히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최해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