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시절 학교 부회장까지 지냈던 여중생이 학교 폭력에 시달린 충격으로 지적장애 판정까지 받은 사건이 뒤늦게 알려졌다.

   27일 청소년폭력예방재단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경기도 하남시 모 여중에 다니던A(14)양은 또래 6∼7명에게 집단폭행을 당한 후유증으로 지적장애 3급 판정을 받았다.

   조사결과 이들은 서울에서 이사왔다는 이유로 A양을 괴롭히기 시작했고 발로 배를 걷어차고 몽둥이로 때리는 등 마구 구타한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에서 초등학교에 다닐 때는 학교 부회장을 할 정도로 활달했던 A양은 폭력에 시달린 끝에 대인기피증이 생기고 공간지각력이 떨어져 현재 하남에 있는 특수학교에 다니고 있다.

   재단 측은 "A양 어머니가 학교 측에 가해 학생들에 대한 처벌을 강력히 요구했지만 교장이 바뀌면서 유야무야 끝났다"고 전했다.

   지난 9월 말 서울 구로구의 한 고등학교에 다니던 B(17)양도 같은 급우로부터 집단 괴롭힘을 당한 뒤 심장약을 과다섭취해 자살을 시도했지만 어머니가 먼저 발견해 목숨을 건졌다.

   가해자들은 협박성 문자메시지를 보내고 B양의 머리에 가래침을 뱉는가 하면 학교에서 옷을 벗기는 행위까지 서슴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B양 가족도 가해학생들에게 강력한 처벌을 원했으나 학교 측은 증거가 불충분하다는 이유로 조사에 미온적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B양은 현재 정신과 치료를 받고 있으며 다른 고등학교로 전학해 1학년 과정부터다시 공부할 예정이다.

   청소년폭력예방재단 유해인 간사는 "심각한 학교 폭력이 발생해도 경찰수사는커녕 학교에서도 증거가 불충분하다며 사건을 무마하기에 급급하다"고 말했다.

   유 간사는 또 "학교폭력 피해를 당하면 심리치료를 받아야 하는데 가정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에겐 간과되기 일쑤"라고 지적했다.

   A양은 위암 2기 판정을 받은 어머니와 함께 기초생활수급비로 생활하고 있으며,B양은 자폐장애가 있는 오빠, 교통사고로 몸이 불편한 어머니와 살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