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일가족은 대피과정에서 변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소방당국은 문이 잠겼다는 이유로 빈집으로 판단하는 등 미온적으로 대응한 것으로 확인돼 비난이 일고있다.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분당동 3층짜리 빌라 201호에서 화재가 발생한 시각은 27일 오전 5시12분께.
분당소방서는 30여분만에 화재를 진압하고 연기를 마신 201호 주민 2명 등 빌라주민 7명을 병원으로 이송했다. 빌라에는 8가구 21명이 거주하고 있다.
현장에는 펌프차 5대, 탱크차 1대, 구급차 1대, 굴절사다리차 1대 등 장비가 동원되고 소방관 31명이 진화와 주민대피작업을 벌였다.
화재 발생 33분만인 오전 5시45분에 불길이 잡히고 소방대원들은 현장을 정리한뒤 철수했다.
당시 소방대원들은 201호 위층인 301호의 문이 잠겨 있는데다 인기척이 없어 집을 비운 것으로 판단했다.
그러나 화재 발생 13시간 가까이 지난 이날 오후 6시9분께 이웃 주민이 건물관리인, 열쇠수리공과 함께 301호 문을 열고 들어가 거실과 안방에서 일가족 4명이 숨진 것을 발견했다.
거실에서는 3명이 쓰러져 있어 이들이 대피과정에서 변을 당한 것으로 추정됐다.
이에 따라 소방대원들이 초동진화 작업당시 적극적인 대응으로 301호 문을 강제로 열고 들어갔다면 일가족을 살릴 수도 있었다는 지적이다.
이와 관련 경기소방재난본부 관계자는 "현장에서 대원들이 301호 초인종을 누르고 문을 두드리는 등 집안에 사람이 있는지 확인했던 것으로 알고 있다"며 "연소확대 가능성이 크지 않아 301호까지 피해를 입지는 않은 것으로 판단한 것 같다"고 말했다.
분당소방서 관계자는 그러나 "상당한 인력이 동원돼 진화작업과 인력구조작업을벌인 만큼 소방관들의 실수로 단정하기는 아직 어렵다"며 "경찰에서 정확한 사인을 조사하는 만큼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현장에 처음 들어가 일가족 사망사실을 확인한 열쇠수리공은 "집안에 그을음이 가득했다"며 소방당국의 판단과 다른 진술을 했다.
경찰 관계자는 "집안의 그을음이 많았고 타살 흔적이 없는 점 등으로 미뤄 일가족이 질식사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진화과정의 과실 등에 대해서도 조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