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수 경기도지사가 30일 '장난전화 오인' 당사자인 소방관 2명을 만나 경위를 설명하고 격려했다.
김 지사는 이날 오전 남양주소방서를 방문해 오윤석(51) 소방위와 윤경선(35) 소방교에게 "(전보조치돼) 그동안 가족들이 걱정을 많이 했을텐데 이제는 열심히 일해달라"고 위로했다.
두 소방관은 "도지사라는 호칭을 아무나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장난전화로 오판했다"며 "앞으로 충실히 근무하겠다"고 화답했다.
김 지사는 이들에게 남양주소방서 상황실로 전화를 걸게 된 경위를 설명했다.
김 지사는 "경기도시공사 감사를 했던 분이 암에 걸려 남양주로 병문안을 갔는데 위험한 상황이라 소방서에서 운영하는 중형 구급차를 이용할 수 있는지 확인하기위해 전화를 걸었다"고 했다.
김 지사는 이들에 대한 전보 조치와 관련해 '자신의 뜻이 아니었음'을 분명히 했다.
김 지사는 "소방관들이 도지사 전화도 소홀히 받는데 시민 전화는 어떻게 받을까 의아해서 경기도 소방재난본부에 경위를 파악하라고 말한 게 징계까지 확대된 것같다"며 "애초부터 징계할 사안이 아니라고 분명히 지시했다"고 강조했다.
윤 소방교는 이에 대해 "가족들이 다소 걱정을 했지만 근무지 이동은 인사철마다 있기 때문에 문책성 인사조치라고 생각하지 않았다"며 "또 가까운 소방서로 발령받아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고 심경을 밝혔다.
이양형 경기재난소방본부장은 이와 관련해 "소방관은 화재와 구급 외에도 가스 누출, 정전, 성폭력 사고 등 11종의 민원 전화를 담당하지만 이를 소홀히 응대한 점, 직위와 성명을 밝히지 않는 점을 고려해 인사 발령을 냈다"고 밝혔다.
이 본부장은 특히 2009년 2월 남양주소방서 관내에서 장난전화 오인으로 친구와술을 마시고 허허벌판을 헤메던 71살의 노인이 끝내 동사하는, 안타까운 일이 벌어진 바 있어 전화 응대를 중요시하고 있다고 전 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김 지사는 관등성명의 적절성 논란에 대해서는 '도지사의 당연한 권한'이라고 못박았다.
김 지사는 "도지사로서 업무를 지시할 때 해당 공무원의 직책과 이름을 알고 있는 것은 당연하다"며 "도내 5천700여명의 소방관 인사와 지휘 권한을 갖고 있는 도지사가 관등성명을 묻는 것은 시비가 될 수 없는 사안"이라고 강조했다.
두 소방관은 도지사 전화를 장난전화로 오인, 부적절한 대응을 했다는 이유로 지난 23일 포천ㆍ가평으로 각각 전보조치됐다가 적절성 논란이 빚어지자 김 지사의 지시로 7일 만에 남양주소방서로 원대복귀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