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0~1980년대 전국 3대 폭력조직 중 하나로 활동한 '양은이파'의 재건을 노리던 조직폭력배들이 일망타진됐다.

   서울중앙지검 강력부(김회종 부장검사)는 유흥주점과 숙박업소를 운영하면서 폭행과 금품 갈취, 성매매 알선을 일삼은 혐의(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 위반 등)로 조양은(61)의 후계자 김모(50)씨 등 양은이파 간부와 조직원 4명을 구속기소했다고 2일 밝혔다.

   검찰은 또 1980년대 유명 음악그룹 멤버로 활동한 가수 박모(51)씨 등 양은이파추종세력 2명을 불구속 기소하고 달아난 폭력배 2명을 지명수배했다.

   조양은은 1970년대 양은이파를 조직해 '서방파', 'OB파'와 함께 국내 폭력계를 삼분했다. 조직 수괴급인 김씨는 1978년 양은이파 결성 때부터 활동했으며 2009년 조양은에게서 공식 후계자로 지목된 인물이다.

   그는 1989년 조양은에게 반기를 든 부두목 박모씨를 흉기로 난자한 혐의로 징역15년을 선고받고 14년5개월 간 복역한 뒤 2005년 출소했다.

   검찰에 따르면 김씨는 다른 부두목 정모(46)씨 등과 함께 조직 재건을 목적으로폭력배 40여명을 규합해 룸살롱 네 곳과 모텔을 운영하며 성매매를 알선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 조사결과 김씨는 2010년 6월부터 지난해 11월까지 서울 강남에 룸살롱을 차려 331억원의 매출을 올렸고 78억원의 수익을 낸 것으로 드러났다.

   김씨는 또 유흥업소 운영 수익금으로 불법사채업을 하면서 채무자가 제때 돈을 갚지 않으면 조직원을 동원해 폭력을 행사하며 금품을 갈취한 것으로 조사됐다.

   그는 영업부진과 청소 등 관리상태 불량을 내세워 룸살롱 네 곳의 영업사장들을수시로 폭행했으며, 시가 5천만원 상당의 BMW 645CI 차량을 빼앗고 영업부진 손실금8억원을 갚겠다는 각서를 작성하도록 강요하기도 했다.

   또 룸살롱 실내장식 업자들에게 공사비를 부풀렸다는 트집을 잡아 미지급 공사금 1억4천500만원을 포기하게 하고 이미 지급한 공사금 2억4천만원을 되돌려받기도 했다.

   김씨가 운영했던 룸살롱 네 곳 중 세 곳은 현재로 영업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또 2억4천만원을 빌린 채무자가 돈을 갚지 못하자 조직원을 시켜 둔기로 마구 폭행하고 보름간 모텔 등지에 감금한 끝에 8억원 상당의 양식장을 포기하겠다는 각서를 받아낸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은 김씨의 사무실을 압수수색하는 과정에서 김씨가 2004년 교도소 수감 중 작성한 자서전 초본을 입수했다.

   '보스의 전설은 없다'라는 초본에는 1989년 9월 순천교도소에 수감 중인 조양은을 특별면회해 "부두목 박모를 제거하라"는 명령을 받았다는 내용이 적혀 있다.

   조양은은 1996년 박씨에 대한 살인미수 공범으로 구속기소돼 사형이 구형됐으나"개인적인 감정으로 일을 저질렀을 뿐 조양은과는 무관하다"는 김씨의 허위증언 덕분에 무죄가 선고된 바 있다.

   검찰 관계자는 "김씨의 자서전을 통해 조양은의 살해지시가 있었음이 확인됐으나 조양은의 살인미수 사건은 공소시효가 완성됐을 뿐 아니라 현행법상 무죄판결은 재심사유가 되지 않아 처벌이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