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군이 겨울철 축제로 육성하기 위해 예산을 지원하고 있는 여주고구마축제가 일부 농가만 참여한 채 야시장(?)으로 전락하는 등 막대한 예산만 낭비했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특히 고구마 축제위원회는 100여개의 판매부스를 특정업체에게 설치토록 한 뒤 설치업체는 상인들을 상대로 부스당 30~40만원씩 임대한 것으로 드러났다.

올해로 3회째 열린 여주고구마축제는 여주군이 1억5천만원, 고구마축제 추진위원회에서 5천만원을 부담해 총 2억원의 예산으로 지난해 12월 31일부터 지난 3일까지 4일간 여주 신륵사 관광지에서 열렸다.

그러나 이번 행사에 참여한 여주지역 고구마 생산 농가는 관내 400여개 농가 중 13개 농가에 불과해 '그들만의 잔치'로 전락했다는 지적이다.

여주고구마축제 추진위는 또 판매용 부스(몽골텐트 가로 5m 세로 5m) 105개를 설치하면서 비용을 야시장 참여 업체에 부담시킨 것으로 드러났다.

이 때문에 여주고구마 축제에 참여한 야시장 업자들은 조기와 미역 등 해산물과 중국산 생필품, 침구류와 통돼지 바비큐 등 먹거리 장터를 개설하는 등 여주고구마와는 전혀 상관없는 물건을 판매해 고구마축제가 아닌 야시장으로 전락했다.

행사장을 찾은 윤모(58·여주읍)씨는 "고구마 판매장은 거의 없고 먹거리만 판매해 고구마축제장인지 야시장인지 구분이 안될 정도였다"며 "본질이 훼손된 축제에 왜 막대한 예산을 들이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비난했다.

경기도 광주에서 여주고구마 축제장을 방문했던 A(43·여)씨 는 "고구마축제 현장에서 5㎏들이 고구마 한상자를 구입해 집에 와 열어보니 위에만 좋은 것으로 포장됐고 밑에는 썩어서 먹기조차 힘든 작은 고구마로 채워져 있었다"며 "고구마 포장지에 생산자 연락처가 없어 여주군청 당직실로 신고했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A씨는 "여주고구마에 대한 좋은 인식이 오히려 고구마축제로 인해 달라졌고 앞으로 이런 고구마축제는 다시 찾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여주고구마축제 추진위원회 관계자는 "고구마생산농가의 참여가 저조했고 예산 등이 부족해 판매부스 설치비용을 부담시켰다"며 " 판매한 고구마 일부중 불량품이 포장돼 있어 신고된 제품은 대부분 교환해줬다"고 밝혔다.

여주/박승용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