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인천~베이징 노선 일부를 김포로 전환시킨 것은 중국측의 요청때문이었다. 중국은 베이징 공항의 슬롯(이·착륙 가능시간)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신규 노선을 만드는 대신 인천~베이징을 오가는 항공기 운항횟수 중 일부를 김포~베이징 노선으로 바꿔 달라고 요구했다.
국토해양부는 김포~베이징 노선을 신설하기 위해 중국측과 협상을 벌였으나 중국측이 계속 반대하자 지난해 7월부터 인천~베이징 노선 일부를 김포로 전환시키는 쪽으로 정책 결정을 했다.
당초엔 인천~베이징 운항횟수는 그대로 두고 김포~베이징 노선만 신설하는 것이었는데 결국 중국측의 일방적인 요구를 수용한 것이다.
이 같은 결정은 인천공항의 환승률을 높여 동북아 허브 공항으로 만들겠다는 정부의 당초 정책을 스스로 뒤엎는 것이다.
현재 중국 베이징 공항을 비롯해 일본 하네다, 나리타 공항 등은 몸집을 불려 동북아 허브 공항으로 자리매김하기 위한 경쟁을 치열하게 벌이고 있다.
하네다 공항은 오는 2014년까지 국제선 발착 건수를 9만회로 증가시키고, 국제선 터미널 빌딩 면적을 현재 15만4천㎡에서 40%가량 넓힌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나리타 공항도 현재 연간 22만회인 국제선 발착건수를 2014년까지 30만회로 늘린다는 방침이다.
중국은 베이징에 연간 6천만명을 실어나를 수 있는 베이징 제2공항 건설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인천공항도 이에 발맞춰 각종 시설투자 등을 서두르고 있지만 최근 불거진 공항 매각 논란과 정부의 국제선 김포 전환 정책 등으로 위기를 맞고 있다.
동북아 지역의 허브공항으로 역할을 하려면 정부의 집중적인 투자와 몸집 불리기가 필요한데, 오히려 정부가 이와 역행하는 정책을 펴고 있는 것이다.
인천시 관계자는 "정부가 이 같은 정책을 지속적으로 펼쳐 나간다면 인천공항은 물론 인천시의 경쟁력도 타격을 입게 된다"라며 "인천국제공항공사와 함께 정부에 적극적인 개선책을 요구할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김명호기자
동북아지역 공항 몸집불리기 경쟁 치열한데…거꾸로 가는 '허브공항 정책'
정부, 인천공항 '황금노선' 이전 가속화 논란
입력 2012-01-17 2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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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1-18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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