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사정이 어려운 가운데서도 온정의 손길은 이어지고 있다. 지원물품은 쌀과 김치·연탄 등 매번 달라지는 것 없이 여전하다. 연말연시에는 지원이 몰리면서 일년 내내 생활고를 겪고 있는 어려운 이웃들이 풍요로운 한때를 보내기도 한다. 일부 품목은 남아돌아 버릴 정도다. 도움은 베푸는 쪽이나 받는 쪽 모두 감사하고 즐거워하는, 포근하고 짠한 마음이 오가야 하지만 왠지 미진하다는 기분이 든다. 기부 방식이 진화하지 못하고 하던대로 일률적으로 나눔이 이뤄진데 따른 부작용이다.
이웃을 돕는 '사랑의 정신'은 성숙단계에 접어들었다는 것이 전문가 집단의 판단이다. 사회단체와 개인 기부를 통한 온정의 손길은 줄어들지 않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국민들의 경제 체감온도가 나빠져도 봉사와 지원활동은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지원 등이 일상화한 선진국 만큼은 아니더라도 어려운 이웃을 생각하는 이웃들이 늘어나면서 양적 팽창을 거듭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문제는 있다. 과거 방식을 답습하면서 양에 비해 질적인 면에서는 턱없이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수요층이 필요로 하는 품목에 대한 조사가 전무한 상태에서 지원이 이뤄지고 있다. 또한 단체나 개인이 정부의 지원방향이나 사회복지단체 등의 정기적 지원 내용을 잘 알지 못한 채 기부행위가 진행되면서 중복 지원, 효과를 떨어뜨리는 결과를 초래하고 있다. 이렇다 보니 우선 지원 품목인 쌀이나 김치 등은 필요한 양보다 훨씬 많아 보관하는 것을 걱정해야 하는 웃지 못할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 반면 겨울나기에 필요한 의류 등 다른 생필품은 기근 상태다. 기업 및 각 단체의 지원을 받아 지난 연말 26건의 이웃돕기 행사를 진행한 수원시 한 구청의 경우 쌀 전달이 11건이었고, 9건은 김치였다. 현금 지원 등은 단 1건에 불과했다고 한다.
기부 등 지원은 부족한 것을 채워주기 위한 행위다. 취약계층 등 어려운 이웃에게 사랑의 손길은 맞춤형 손길이어야 그 효과가 배가 된다. 간혹 익명을 요구한 후원인이나 종교단체들이 방법을 달리하고는 있지만 그 것만으로 수요를 충당하기엔 태부족이다. 획일적인 지금의 방식에서 벗어나 효과적이고 실질적인 지원을 하기 위해서는 지자체의 적극적인 홍보 활동과 기부자의 인식변화 등 기부방식에 대한 진화가 필요하다.
인식전환이 필요한 기부행위
입력 2012-01-18 2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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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1-19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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