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진 건 열정 뿐, 그래도 내일을 꿈꾼다'.
인천 송도 미추홀타워에 있는 '건포도소프트' 사무실. 컴퓨터 네 대가 있는 33㎡ 정도의 좁은 사무실에 놓인 작은 소파에서 한 직원이 피곤한 듯 쪽잠을 청하다 황급히 일어났다.
사무실 한 편에 있는 컵라면 상자는 밥먹을 시간도 아끼는 젊은 구성원들의 모습을 엿볼 수 있었다. '2012 시험일정' 애플리케이션 출시를 앞두고 있는 건포도소프트에 설 연휴는 남의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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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포도소프트는 이제 막 30대로 접어든 오지환(30) 공동대표가 주축이 돼 지난해 창업한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 제작업체다. 그는 대학에서 법학을 전공했다. 평범한 직장생활을 꿈꿨던 때도 있었다. 그리고 국내에서 손에 꼽히는 통신회사의 인턴으로 어렵게 취업했다.
하지만 그는 6개월의 인턴과정을 입사 3개월 만에 그만뒀다. 조직생활과 자신이 맞지 않는 것 같았다. 재미를 느끼지 못했다. 자신이 하나의 부속품처럼 느껴졌고, 무엇보다 보람을 찾기 힘들었다.
의미있는 일에 도전하고 싶었다. 마침 '앱스토어'로 대표되는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 시장에서 그 의미를 찾을 수 있을 듯했다. 관련된 책을 찾고, 인터넷을 뒤졌다. 친구의 부동산 중개사업소 한 편이 그의 첫 개발공간이었다.
그렇게 만든 애플리케이션이 각종 자격증 시험이나 토익시험, 국가시험 등의 일정을 제공해주는 '2010시험일정' 애플리케이션이었다. 무료로 출시된 이 애플은 15만명이 다운로드를 받았다. 재미를 느꼈다. 보다 전문적인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하기 위해 컴퓨터공학을 전공한 동갑내기 친구를 끌어들였다. '상식사전', '거짓말탐지기' 등 출시 애플리케이션이 시장으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었다.
창업을 결심했다. 하지만 창업은 '사업자등록증' 하나만으로 될 수 있는 게 아니었다. 때마침 '제물포스마트타운(JST)'의 1기 모집공고가 났다. 창업에 필요한 교육과 창업공간을 제공받을 수 있었다.
한달 보름 정도의 짧은 기간이었지만 관련분야의 네트워킹을 형성하고 마케팅 등을 배우는데 큰 도움이 됐다. 지금 사무실도 JST의 지원으로 마련된 공간이다.
JST 창업교육 직후인 지난해 8월 정식으로 사회에 첫 발을 내디딘 건포도소프트가 지금까지 출시한 애플리케이션 10여개 중 20만번 이상 다운로드가 발생한 애플은 4개에 이른다. 올해엔 플랫폼 확장 등 질적 성장을 모색하고 있다.
오지환 대표는 "불안정하지만 꼭 정해진 길을 살아갈 필요는 없지 않을까요. 함께 열정을 다하면 이루지 못할 게 없다고 생각해요"라며 웃었다.
/이현준기자
'JST 교육 1기' 건포도소프트의 시작… 창업, 청춘과 만나다
평범한 직장생활 염증… '앱 개발' 맨몸으로 도전
입력 2012-01-24 2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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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1-25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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