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일 탄광사고로 9명이 사상한 태백장성광업소는 전국 무연탄 생산량의 20%가량을 차지할 정도로 국내 탄광 중 최대 규모다.

   그러나 일제강점기인 1936년 삼척개발㈜에 의해 개발된 역사에서 알 수 있듯 76년의 세월을 거친 매우 노후화된 탄광이다.

   1980년대까지 만해도 근로자 수가 5천여명에 달했으나 이후 석탄산업이 사양화되면서 현재는 1천100여명으로 줄었다.

   가뜩이나 힘든 채탄 광원들의 근무 여건은 노후한 탄광 시설만큼이나 곱절로 열악할 수밖에 없다.

   채탄 작업은 1일 16시간을 2교대로 나눠 8~9명씩 투입된다. 갱내 채탄막장 온도는 한겨울에도 섭씨 27~28도를 웃돈다.

   이 곳에서 비지땀을 흘리며 채탄작업을 하는 광원들의 체감온도는 40도를 넘어 작업장은 한증막이나 다름없다.

   이 때문에 한 번 채탄 막장에 투입돼 900여m 지하 막장 폭 4.4m, 높이 2.9m의 밀폐된 공간에서 8시간씩 채탄작업을 마치고 나면 제아무리 '항우장사(項羽壯士)'라도 녹초가 된다.

   장성광업소에서 채탄작업이 이뤄지는 4개 생산부 17개 갱내 막장의 깊이는 평균900여m에 달한다.

   사고가 난 금천생산부 채탄 막장은 갱구에서 수직으로 975m 지점이지만 총 길이는 3천415m로 걸어서 나오는데만 1시간 정도 걸린다.

   장성광업소의 유지 갱도는 무려 317㎞로 동해 바다 밑으로 거미줄 같은 갱도가 형성돼 있는 셈이다.

   특히 장성광업소는 광산보안법에 따라 가스 분출량이 많고 이로 인한 안전사고가 잦아 위험 등급이 높은 '갑종탄광(공기 중 메탄가스 비율이 3%인 탄광)'으로 분류ㆍ관리되고 있다.

   이같이 채탄 막장의 깊이가 깊고 유지 갱도도 길다보니 가스 분출에 따른 대형사고의 위험도 크다.

   그러나 4개 생산부 17개 갱내 막장에 설치된 '가스중앙집중 감시장치'는 5곳에 불과하다. 갑종탄광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가스사고 예방 장치라고 하기에는 매우 미흡한 수준이다.

   광업소 안전감독부 오대현 과장은 "가스 감시장치를 확충하는 것이 가장 시급한문제"라며 "습도가 높은 한증막과 같은 작업장에서 일하는 것 자체가 채탄작업의 가장 큰 어려움인 만큼 에어 쿨링 시스템의 도입도 확대할 방침"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