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대·중소기업 상생 강조에도 불구하고 마을공동체 허무는 SSM(기업형 슈퍼마켓)의 마구잡이식 공격 마케팅으로 골목상권이 붕괴 위기로 치닫고 있다. 특히 최근 대기업 회장가들의 빵집, 제과점 등 서민밀착형 업종진출이 도마에 올라 여론의 뭇매에 시달려 자진폐업으로 급선회하고 있는 것과 대조적이다. 자본주의 국가에서 대기업들이 막대한 자금력을 앞세워 중소 영세업종이나 상인들을 잠식하는 것은 시간문제다. 모든 것이 대형화되고 현대화되는 것만이 사회를 발전시키고 삶의 질을 높이는 것은 아니다. 작고 영세하지만 그 나름대로 서민들과 교감하며 문화를 형성한다면 그 또한 조화로운 사회의 한 축이 될 수 있는 것이다.

이마트 에브리데이의 경우 용인 수지 상현동점 매장 내 '피자클럽'을 비롯해 안양시 동안구 비산동점 등 2곳에서, 롯데슈퍼는 수원 정자점 내 '슈퍼자이언트 피자'외 안양점, 광명점 등 경기도내에서만 30개 지점에서 이른바 '저가피자'를 판매중이다. 이마트 에브리데이에서 판매하는 피자 가격은 3~4인용 라지사이즈(약30㎝)는 7천900원, 초대형피자(45.7㎝) 1만1천900원, 롯데슈퍼의 라지사이즈(30㎝) 피자 8천500원에서 1만500원이다. 도보상권에 위치한 이들 SSM들의 출현은 동네 피자 가게들의 매출에 직격탄을 날리고 있다. 동네 피자가게의 주인들은 "5천원짜리 피자를 팔아 750원 마진장사를 하고 있는데 이마저도 문을 닫을 지경"이라며 "해도 너무한다"는 격앙된 원성을 쏟아내고 있다.

전국소상공인단체연합회가 대형마트의 골목상권 무차별 진입에 맞서 최근 몇년동안 투쟁을 벌여왔다. 지난 2005년부터 10만여명 씩 자영업자들이 폐업신고를 하고 있고, 업종 대부분이 피자와 치킨가게라는게 이들의 주장이다. 이것도 모자라 SSM에서 저가피자 까지 판매하는 것은 동네 사랑방 같은 영세슈퍼나 피자집, 치킨집들을 다 떠나보내고 오로지 기업형 슈퍼에서만 물건을 사가라는 것에 다름없는 것이다.

정도 없고 소통도 없는 동네는 한 지역의 마을공동체(커뮤니티)를 형성할 수 없다. 그저 대기업의 그늘만 남을 뿐이다. 말로만 대중소기업 상생이 아니라 서민들의 실생활과 직결되는 가까운 곳부터 상생문화를 실천하는 정부의 강력한 의지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