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그리스가 채무불이행(디폴트)을 선언해도 시장 충격은 우려만큼 크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7일 국내 전문가들은 과거 국가 부도 사례를 고려하면 현재 그리스의 주가 수준은 디폴트 우려를 상당 부분 반영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리스 디폴트가 발생하면 유럽 재정위기 확산 우려에 따라 단기적인 주가 충격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그러나 꾸준하게 디폴트 가능성이 반영된 만큼 충격의 강도나 기간은 제한적일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했다.
◇그리스 구제금융 합의 지연에 디폴트 우려
그리스 정치권과 유럽연합(EU), 유럽중앙은행(ECB), 국제통화기금(IMF) 등 이른바 '트로이카'의 2차 구제금융 조건 합의가 지연되고 있다.
그리스 총리는 이날 정당 지도자들과 만나 재정 긴축안을 받아들인다는 합의를 끌어낸다는 방침이었으나 모임 자체가 7일로 연기됐다.
독일과 프랑스 정상은 새 긴축안에 대해 그리스가 반발하자 공동 기자회견을 갖고 "시간이 다 돼가고 있다"며 구제금융 조건을 시급히 수용해야 한다고 압박했다.
그리스 정부는 내달 20일 145억유로 규모의 국채 만기가 돌아오기 때문에 이번에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무질서한' 디폴트(채무상환 불이행)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하지만 그리스 노조단체들이 2차 구제금융 조건들에 항의해 7일 24시간 총파업을 단행키로 하는 등 반대의견도 있어 합의 여부는 미지수다.
국제 신용평가사 피치는 그리스가 디폴트에 들어갈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했다.
피치는 그리스의 무질서한 디폴트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며 이 경우 그리스의 구조화금융 거래가 상당한 타격을 받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구조화금융은 금융상품의 신용도를 높이기 위해 자산을 재구성하는 금융기법이다. 관련 상품으로 자산담보부증권(ABS), 부채담보부증권(CDO) 등이 있다.
◇그리스 디폴트 가능성 낮아…최악 경우에도 영향 제한적
국내 전문가들은 그리스에 대한 전방위적 압박이 가해지고 있다는 점에서 디폴트로 이어질 가능성은 크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증권 이상재 경제분석부장은 "그리스 디폴트는 그리스와 민간채권단, 서유럽 강경 국가 등 누구도 용납하기 어려운 문제다. 밀고 당기기 과정 중의 하나로 협상이 지연되고 있을 뿐 궁극적으로 결렬될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말했다.
한국투자증권 김철중 연구원은 "독일과 프랑스 등 선진국들의 그리스에 대한 경고가 효과를 발휘할 가능성이 크다. 그리스 지도부는 독일 총리 등의 디폴트 위협에순응해 재정 긴축안을 실시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4월 총선을 앞두고 그리스 정당들의 입장 역시 강경해 예단은 쉽지 않은상황이다. 그리스 의회가 지금처럼 강경 노선을 유지하면 디폴트에 빠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전문가들은 그리스가 디폴트에 들어가면 전 세계 주가에 미치는 악영향은 불가피하겠지만, 충격은 단기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동양증권은 과거 네 차례의 국가부도 당시 해당 국가의 주가는 평균 62%가량 하락했다고 분석했다.
그리스 증시는 디폴트 우려가 본격적으로 형성됐던 2010년 10월 이후 현재까지 57% 하락한 상태다. 디폴트 우려가 그리스 증시에 상당 부분 반영됐다는 게 이 증권사 분석이다.
이재만 연구원은 "그리스 우려가 국내·외 증시의 새로운 불안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지만, 최악의 시나리오인 그리스의 디폴트에도 세계 증시가 받는 충격은 제한적인 수준에서 마무리될 것"이라고 말했다.
키움증권 마주옥 투자전략팀장은 "그리스 구제금융에 대한 불확실성이 큰 상황에서도 신용경색은 완화하고 있다. 이는 그리스 관련 문제가 유럽 재정위기를 다시 확산시키지 않을 것이라는 방증으로, 그리스 우려가 완화되는 시점에서 주가 상승 탄력은 커질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그리스 디폴트 선언하면 한국 영향은
입력 2012-02-07 1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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