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양주소방서에 전화를 걸면서까지 김문수 경기도지사가 챙겼던 환자가 지난8일 숨진 것으로 확인됐다.

노동운동 당시 김 지사와 인연을 맺은 이 환자는 노동운동가 최한배(62·대주전자재료 부회장)씨로, 췌장암으로 1년 넘게 투병해 오다 별세했다.

최씨는 국내 1세대 노동운동가로, 서울대 상대를 졸업하고 1978년 삼미전자 조립공으로 노동현장에 뛰어들어 경인전자, 대한제지를 거쳐 1984년 대우어패럴에 취업해 노조 설립을 이끌었다. 1980년대 노동운동을 하며 김 지사와 만난 인연을 이어가던 고인은 지난 2007년 7월 경기도 국제통상보좌관으로 임명됐고, 이어 제3대 경기지방공사(현 경기도시공사) 상임감사로 임명되기도 했다.

노동운동 동지였던 고인에게 각별한 애정을 쏟아오던 김 지사는 지난해 12월 19일 남양주시의 요양원에 병문안을 갔다가 '119 장난전화'사태로 곤혹을 치르기도 했다.

고인의 아내가 치료를 받으려고 서울대병원에 직접 차를 몰고 간다는 말을 듣고 소방서 중형구급차를 이용할 수 있는지 남양주소방서에 직접 전화를 건 것이 화근이 된 것이었다.

고인이 투병 중 노동운동과 기업경영 15년의 삶을 정리한 자서전 '길'을 펴내자 김 지사는 "대학 1년 후배이기도 한 최한배의 삶은 나의 삶이요, 그의 젊은 날은 바로 나의 자화상'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최해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