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한항공은 14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대한항공 정비격납고에서 B747-8F(왼쪽)와 B777F 등 새로 들여온 화물기 2대를 공개했다. (사진=연합뉴스)

   대한항공이 차세대 화물기 2대를 동시에 도입, 화물 수송 경쟁력 강화에 나선다.

   대한항공은 14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대한항공 정비격납고에서 B747-8F와 B777F 등 새로 들여온 화물기 2대를 공개했다.

   이날 공개된 화물기는 기존 화물기보다 수송 능력은 월등히 뛰어나면서도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기존 항공기 대비 최대 17% 적은 친환경·고효율 화물기이다. 대당가격은 B747-8F가 약 3억3천만달러(약 3천710억원), B777F는 2억7천만달러(약 3천30억원) 선이다.

   '드림라이너'로 불리는 B787 차세대 항공기 제작 기술이 접목된 B747-8F 화물기는 기존 B747-400F 화물기보다 동체가 5.7m 길고, 화물 적재량은 24t 많은 134t에 달한다.

   이는 현재 몸집이 가장 큰 항공기로 꼽히는 A380보다도 길이가 긴 것이다. 아프리카 코끼리 18마리를 한꺼번에 실을 수 있는 적재량도 현존하는 상용화물기 가운데최대이다. 이착륙시 공항 주변에서 발생하는 소음 도달 거리도 30% 줄었다.

   B747-8F의 날개 구조물 제작에는 대한항공이 직접 참여해 눈길을 끈다. 대한항공은 날개 끝 구조물로 공기 저항을 줄여주는 역할을 하는 '레이키드 윙팁'과 '윙 팁 익스텐션' 제작 사업에 관여하고 있다.

   쌍발 엔진을 장착한 화물기 중 운항거리가 가장 긴 B777F 화물기는 최대 103.9t의 화물을 탑재하고 9천45km까지 운항할 수 있다. 이는 B747-400F에 비해 비행거리가 1천571km나 더 긴 것이다.

   전세계 항공사 가운데 B747-8F와 B777F 두 기종을 모두 보유한 최초의 항공사가된 대한항공은 두 화물기를 각각의 특성에 맞는 노선에 띄워 효과를 극대화할 계획이다.

   B747-8F는 미국 로스앤젤레스·샌프란시스코, 일본 도쿄·오사카 등 수요가 큰 화물 시장을 중심으로 운용한다. B777F는 상대적으로 수요는 적지만 거리가 먼 오스트리아 빈, 독일 프랑크푸르트, 영국 런던 등 유럽 노선에 전략적으로 투입된다.
 

▲ 대한항공은 14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대한항공 정비격납고에서 B747-8F(왼쪽)와 B777F 등 새로 들여온 화물기 2대를 공개했다. (사진=연합뉴스)

   B747-8F는 오는 15일 오후 일본 오사카행 KE553편, B777F는 같은 날 새벽 빈을 거쳐 노르웨이 오슬로로 향하는 KE541편으로 첫 비행을 시작할 예정이다.

   지창훈 대한항공 총괄사장은 "유가 급등으로 전체 경영 비용에서 유가가 차지하는 비중이 40%를 넘었다. 특히 화물은 유가 비중이 60%에 달해 고효율 기재가 절실하다"며 "차세대 화물기 도입으로 유럽연합의 탄소배출권거래제 등 새로운 환경 이슈에 적극 대처할 수 있게 됐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대한항공은 이번에 들여온 화물기를 포함해 2016년까지 B747-8F는 총 7대, 2015년까지 B777F는 총 5대로 늘릴 계획이다.

   대한항공은 새 화물기 도입으로 화물 운송 효율성이 높아져 화물 부문의 질적 성장에 박차를 가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지창훈 대한항공 사장은 "고유가 상황에서는 양적인 성장보다는 단가가 높고, 콤팩트한 화물을 주로 나르는 질적 성장에 주력하고자 한다"며 "앞으로 목표는 항공화물 수송량 1위가 아니라 치열한 시장에서 어떻게 살아남느냐이다. 이런 맥락에서 연료 효율이 높은 차세대 화물기를 도입했다"고 설명했다.

   대한항공은 6년 연속 화물 수송량 부분 세계 1위를 유지하다 작년(국제항공운송협회(IATA) 발표 시점 기준)에는 홍콩 항공사 캐세이퍼시픽에 이어 전세계 화물 수송량 2위를 차지했다.

   대한항공은 올해 화물 부문 매출 목표를 2010년보다 약 5천억원 많은 3조5천억원으로 설정하고 새로운 화물 시장 개척에도 주력할 방침이다.

   작년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스페인 사라고사, 중국 청두에 정기 화물 노선을 신설하고, 브라질 상파울루, 페루 리마 등에 부정기편 화물기를 띄운 대한항공은올해 역시 중남미, 중국 중서부 등 신흥시장을 적극적으로 공략할 계획이다.

   지창훈 사장은 "신성장 동력을 마련하기 위해 인천공항 외에 우즈베키스탄 나보이를 새로운 화물 허브로 적극 개발해 동남아~유럽 물류를 소화하고 있다"며 "미개척지인 아프리카 진출을 위해 벨기에 브뤼셀 등 유럽 특정 지역을 허브화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한편 대한항공은 화물기 26대, 여객기 118대를 보유하고 있다. 2011년 기준으로화물 부문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대한항공 전체 매출의 약 30%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