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민 주거복지를 강조하는 박원순 서울시장이 취임한 지 100일 동안 강남권 집값이 '추풍낙엽' 신세를 면치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가 최근 뉴타운 구조조정과 재건축 소형 의무비율 확대를 추진하고 나서 당분간 이 같은 추세가 계속될 전망이다.
16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박 시장이 취임한 지난해 10월 마지막 주에서 취임 100일을 맞은 지난주까지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0.87% 떨어졌다.
이는 같은 기간 전국의 아파트 가격 하락률인 0.34%의 두 배가 넘는다.
박 시장 취임 이후 서울의 아파트값 내림세를 주도한 지역은 강남 4구다.
이 기간에 강남구는 1.75%, 송파구는 1.32%, 강동구는 1.23%, 서초구는 1.01% 각각 떨어졌다. 박 시장 취임 이후 1% 이상 아파트 가격이 내려간 자치구는 이들 4개구 외에는 한 곳도 없다.
영등포구가 0.85%, 양천구가 0.78%, 마포구가 0.74% 각각 하락해 강남권의 뒤를이었고 종로구는 0.07%, 성동구는 0.11%, 은평구는 0.12%, 동대문구는 0.15%의 하락률을 기록해 상대적으로 내림폭이 적었다.
한때 부동산 로또로 불리던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가 가장 된서리를 맞은 것으로조사됐다.
강남 4구의 재건축 아파트 가격 변동률은 -1.59%로 이 중 강남구(-2.29%)와 강동구(-2.19%)의 내림세가 가장 두드러졌다.
그나마 종상향으로 용적률이 높아진 가락시영 재건축 아파트 덕분에 송파구는 0.63% 떨어져 강남권 재건축 시세 중 유일하게 1% 미만의 하락률을 기록했다.
서울시장 교체 이후 가격이 크게 떨어진 아파트 단지들은 대부분 강남의 재건축아파트들이다.
닥터아파트 조사결과 서초구 반포 주공1단지 138㎡(이하 공급면적)가 박 시장 취임 당시 22억5천만원에서 15일 현재 21억원으로 1억5천만원 떨어졌다.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112㎡가 11억2천만원에서 9억8천만원으로 1억4천만원하락해 뒤를 이었고 반포 주공1단지 105㎡가 1억원, 개포동 시영아파트 56㎡와 62㎡가 각각 9천만원 떨어졌다.
지난해 10월28일 박 시장 취임 이후 아파트를 포함한 서울 집값의 내림세는 다른 지역과 비교해도 뚜렷하다.
국민은행 전국주택가격동향조사 결과를 보면 박 시장 취임 직후인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1월까지 전국 주택가격이 0.3% 오른 반면 서울은 0.2% 떨어졌다.
서울시가 1월30일 '뉴타운 신정책구상'을 발표한 데 이어 13일 재건축 아파트의소형 의무 비율을 강화하고 국민주택 규모의 축소를 건의한다는 내용의 서민 주거대책을 공개함으로써 이런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개포동 J공인의 한 관계자는 "박 시장 취임 이후 계속 관망세가 이어지고 있다"며 "정부와 서울시가 다른 이야기를 하니까 거래를 할 수가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재건축 사업을 진행 중인 개포주공 아파트는 지난해 8~9월 미국과 유럽의 금융불안 사태로 가격이 거의 바닥을 찍었지만 박 시장 취임 이후 추가로 소폭 하락한 상태다.
개포주공 1단지 42㎡는 지난해 10월 6억7천만~6억8천만원에서 현재 6억6천만원으로 떨어졌다.
가장 타격이 큰 반포 주공 인근의 D공인의 한 관계자도 "재건축 대상 지역이다보니 서울시 정책의 영향이 크다"며 "시장이 바뀐 여파도 배제할 수 없고 대외적인 변수가 워낙 좋지 않아 최근 거래가 거의 없다"고 전했다.
국민은행에 따르면 서울 집값이 전국 평균보다 많이 떨어진 편이긴 하지만 작년11월 대비 올해 1월의 경기도와 수도권 전체 평균(각각 -0.3%)보다는 하락률이 낮다는 점에서 박 시장의 '정책 리스크'보다는 유럽 재정위기 등의 대외 요인이 더 크게 작용한 것이 아니냐는 이야기도 나온다.
닥터아파트 조은상 팀장은 "시장 친화적인 정책이 아니니까 주택 소유자 입장에서는 반감이 있다. 정권이나 시장에 따라 정책 일관성이 없으니 불안한 상태"라면서도 "뉴타운 등의 난제가 꼭 박 시장만의 문제라고 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朴시장 취임 100일만에 강남 집값 '추풍낙엽'
강남·송파·강동·서초구 모두 1% 이상 하락
입력 2012-02-16 0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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