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서산에서 지난 15일 발생한 '엽총 난사 사건'의 피해자인 임모(29)씨가 가천대길병원에서 약 5시간에 걸친 수술 끝에 다행히 목숨을 건졌다.

임씨는 폐를 관통해 정맥까지 찢어지는 총상을 입어 생명이 위태로운 상태였지만 닥터헬기를 이용한 빠른 이송과 의료진의 응급대처로 위기를 면할 수 있었다. 대량 출혈로 생명의 촌각을 다투는 긴박한 상황에서 임씨가 목숨을 건질 수 있었던 데에는 길병원이 국내 최초로 운영중인 닥터헬기의 역할이 결정적이었다.

가천대길병원 항공의료팀은 15일 오전 10시20분 응급의료센터 옥상을 출발해 10시45분 서해안고속도로 행담도 휴게소에 착륙, 서산중앙병원 앰뷸란스에 실려온 임씨를 헬기로 이송했다. 임씨는 오전 11시30분 길병원 응급실에 도착, 약 5시간 만인 오후 5시 수술을 마쳤다.

항공의료팀 양혁준 응급의학과 교수와 수술을 집도한 현성열 흉부외과 교수 등에 따르면 임씨를 치명적 상태에 이르게 한 총알은 오른쪽 옆구리를 뚫고 들어와 폐를 관통해, 심장 바로 옆을 지나는 우측 완두정맥을 1.5㎝ 가량 찢고 4번째 늑골에 박힌 상태였다. 폐와 정맥에서 출혈이 심해 이송이 조금만 지체됐더라면 병원 도착전 생명을 잃을 수도 있는 매우 심각한 상황이었다.

현 교수는 "총알이 폐를 관통한데다 정맥이 손상돼 수술 중 출혈이 많았지만 불행중 다행으로 심장을 빗겨가 살릴 수 있다고 확신했다"고 했다.

/임승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