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시간 흉기를 들고 편의점에 들어왔던 30대 강도가 일하고 있던 아르바이트생의 기지로 현장에서 붙잡혔다.

황모(30·무직)씨가 안산시 단원구의 한 편의점에 들어온 것은 21일 오전 4시께.

깨진 소주병을 들고 나타난 황씨는 편의점에 들어서자마자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던 김모(22)씨를 흉기로 위협하며 카운터로 끌고 가 돈을 요구했다.

이 같은 긴박한 상황에서 김씨는 자신의 발로 은근슬쩍 전화 수화기를 바닥으로 떨어뜨렸다. 편의점 전화 수화기가 5초간 아무런 응답이 없으면 자동으로 112센터에 연결되는 '한달음시스템'을 작동시키기 위해서다. 김씨는 경찰이 출동하도록 3분여 동안 대화를 시도하며 시간을 끄는 기지도 발휘했다.

경찰이 출동하자 현금 8만3천원을 빼앗은 황씨는 김씨를 인질로 잡고 경찰과 20여분간 대치했다. 그러나 황씨가 잠시 한눈을 파는 사이 경찰에 의해 제압되면서 김씨는 무사히 구출됐다.

김씨는 위협을 당하는 과정에서 턱에 가벼운 찰과상을 입었지만 정신적 충격으로 병원에 입원 치료 중이다.

조사결과 황씨는 평소 생활고에 시달려 오다 이날 술을 마신 상태에서 가위와 깨진 소주병을 들고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안산단원경찰서는 황씨에 대해 특수강도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김대현·조영상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