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포~대만 쑹산 노선이 티웨이항공과 이스타항공에 배분되자 소외된 항공사들이 불만을 쏟아내고 있다.

   국토해양부는 작년 말 대만과의 항공 회담 결과 신설된 김포~쑹산 주 7회(회당 200석 미만) 운항권을 티웨이항공에 주 4회, 이스타항공에 주 3회씩 분배했다고 23일 발표했다.

   도심에서 가까운 공항을 이용하는 김포~쑹산 노선은 평균 탑승률 80%대의 인천~타이베이 노선을 능가하는 '황금노선'으로 꼽힌다.

   이 때문에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제주항공, 에어부산, 진에어 등 7개 국적항공사 모두가 노선권을 잡기 위해 치열한 물밑 경쟁을 벌였다.

   이날 국토부 발표에 촉각을 곤두세우던 다른 항공사들은 노선권이 티웨이, 이스타에 돌아가자 불만을 터뜨렸다.

   한 항공사 관계자는 "시장에 이미 매물로 나온 티웨이항공에 알짜 노선권이 배분되리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다"며 "국토부가 티웨이항공의 매각가만 올려주는 게 아닌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작년에 영업 정지를 당한 토마토저축은행이 지분 72.38%를 보유한 티웨이항공은 예금보험공사에 의해 매각 절차를 밟고 있다.

   예금보험공사는 공개경쟁입찰 방식으로 23일 오후까지 예비인수의향서를 신청받아 티웨이항공의 새 주인을 찾아줄 계획이다. 국토부의 이날 노선권 발표는 공교롭게도 티웨이항공 입찰 신청 마지막 날과 겹쳤다.

   국토부의 한 관계자는 이에 대해 "저가항공사의 정책적 육성과 소비자 선택의 폭 확대라는 측면에서 결정이 이뤄진 것"이라며 "티웨이 매각은 지배구조와 관련된 문제로 노선권 배분시 고려하는 항공사 영업, 운항 안전 등과는 하등 상관이 없다"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정부가) 면허를 내준 이상 경쟁할 수 있는 최소한의 여건은 만들어줘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번 결정이 저가항공사 가운데 경영 사정이 좋지 않은 티웨이항공과 이스타항공에게 수익성 높은 노선에 취항할 수 있는 권리를 줌으로써 두 회사의 자구책 마련을 측면 지원하려는 고육책이라는 뜻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항공업계의 한 관계자는 "일본, 중국 저가항공사의 공세가 임박한 현 시점은 생존 지원을 할 때가 아니라 국내 저가항공사의 경쟁력을 높여야 할 때"라며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쑹산 노선을 손에 넣는 데 실패한 항공사들은 항공사 매각시 노선권의 양도·양수 등에 관한 법적 규정이 없다는 점도 문제 삼고 있다. 티웨이항공, 이스타항공이 다른 회사로 팔릴 경우 노선 소유권을 둘러싼 법적 다툼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국토부는 이에 대해 "노선권은 상법상 포괄 승계가 된다. 이미 법적 검토를 끝냈다"고 일축했다.

   일각에서는 이스타항공이 작년 최고의 '황금노선'으로 인식되는 인천~나리타 노선을 가져갔는데 이번에 또 알짜 노선권을 받는 것은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한편 티웨이항공과 이스타항공은 인허가 절차를 밟은 뒤 이르면 하계 항공 스케줄이 시작되는 3월말부터 김포~쑹산 노선에 취항할 계획이다.

   노선이 늘어남에 따라 여객기도 추가로 들여온다. 이스타항공은 내달 초 B737-800 여객기를 도입, 총 7대의 여객기를 운용한다. 현재 4대의 여객기를 운항 중인 티웨이항공 역시 5, 6호기의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