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쓰러져 10분 가까이 호흡과 맥박이 없던 70대 노인이 한 소방사의 끈질긴 구급 조치에 힘입어 기적처럼 회생했다.

28일 동두천소방서에 따르면 지난 27일 오전 10시55분께 경원선 동두천역 앞에서 버스를 기다리던 길모(79)씨가 갑자기 쓰러져 의식을 잃었다. 길씨 옆에 있던 시민의 신고로 119안전센터 구급대원인 배완희 소방사 등 2명이 현장에 도착한 시각은 4분 뒤. 구급대원이 급히 심폐소생술을 실시했지만 호흡과 맥박은 돌아올 기미가 없었다. 자동제세동기(심장마사지기)로 심장에 전기 충격을 줬지만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응급처치하는 동안 다시 4분가량 흘렀고 이대로라면 회생을 기대하기 어려웠다.

더구나 호흡과 맥박이 돌아온다 하더라도 뇌사 상태에 빠질 가능성이 컸다. 그러나 배 소방사는 끝까지 희망을 놓지 않고 길씨를 구급차에 태워 3㎞가량 떨어진 동두천 중앙성모병원 응급실로 이동했다. 병원까지 절반쯤의 거리를 남겨두고 있을 즈음 기적이 일어났다. 길씨의 호흡이 돌아왔고 맥박도 희미하게 뛰고 있었다. 배 소방사는 의정부성모병원으로 행선지를 급히 이동했다. 경연영 의정부성모병원 응급의학과 교수는 "매우 드문 사례다. 구급대원이 적기에 자동제세동기를 사용해 회복된 것 같다"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동두천/오연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