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의회와 경기도교육청은 그동안 돈독한 밀월관계를 유지해 왔다. 도의회를 민주통합당이 장악하고 있고 김상곤 경기도교육감 역시 민주당 소속이었기 때문이다. 이들 밀월관계의 정점은 김상곤 교육감이 민선1기 교육감 시절부터 추진한 무상급식, 학생인권조례 등을 당시 한나라당의 반대에도 불구, 도의회 민주당의 전폭적인 지원속에 민선2기에 들어서 실현시킨 것으로 명실상부한 동반자적인 관계를 유지해 왔다. 그러던 이들이 요즈음 교육청 간부의 도의회 업무보고 거부로 촉발된 갈등으로 인해 동지에서 적으로 바뀌었다. 도의회는 교육청의 공개사과와 해당 공무원의 인사조치를 요구했지만 도교육청은 유감표시도 해당공무원의 인사조치도 하지 않았다. 화가 난 도의회는 모든 일정을 보이콧해 버렸다.
이러다 보니 합의절차상 동의만 남긴 안산, 광명, 의정부 등 3개 시지역의 고교평준화 시행이 연기될 상황에 처했다. '고등학교의 입학전형을 시행하는 지역에 관한 학교군 설정 동의안'의 처리기한내 통과가 현재로선 사실상 불가능해졌기 때문이다. 회기가 끝나는 오는 16일까지 동의안이 통과되지 않는다면 3개 지역은 고교평준화를 할 수 없다. 해당지역 주민들은 반발하고 혼란에 빠졌다. 해당지역 주민들만 아니라 이들의 행태를 보고 있는 경기도민들도 자괴감에 빠졌다. 마치 국민은 무시하고 입법권을 가지고 장난을 치는 대한민국 국회를 보는것 같기 때문이다.
도교육청은 '독선에 가까운 권위주의 의회 폭거행태'라는 거친 표현까지 써가며 성명을 발표하고 김상곤 교육감은 도의회 본회의에 불참했다. 화가 난 도의회는 예산 심의 등 교육청의 모든 업무 심의를 거부키로 하고 동반자적 관계를 청산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물론 회기내까지 양측이 어떤 형태로든 '극적타결'을 할 것이고 이 안은 무사히 통과될 것으로 우리는 믿는다. 하지만 우리는 일련의 과정에서 보여준 도의회와 도교육청의 행태가 한심하다는 것을 지적하고 싶다. 1천200만 도민의 대의기구인 도의회의 권위가 얼마나 대단한 것인지 경기도민은 잘 모른다. 고교평준화라는 중차대한 일을 내던질 정도로 김상곤 교육감의 자존심이 얼마나 큰지 그것 역시 경기도민은 알 길이 없다. 다만 우리는 도의회가 그동안 경기도 교육청과 코드가 맞는다는 이유로 비판없이 감싸기만 했던 후유증이 이번에 제대로 표출되었다고 본다. 자승자박이다.
경기도의회-교육청 갈등, 화가 나는 경기도민
입력 2012-03-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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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3-12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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