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도시공사가 13일 내놓은 올해 사업조정 계획은 주택사업 포기에 따른 부지매각과 기존 자산 매각을 중심으로 짜여 있다.

하지만 부동산 경기가 침체된 상황에서 계획이 얼마나 현실성이 있겠냐는 우려가 벌써부터 나오고 있다.

도시공사가 이날 내놓은 매각 대상은 지난해 분양에 실패한 송도 웰카운티 5단지 부지와 구월보금자리주택 S-2블록이다. 이들 부지는 도시공사가 총 2천559억원의 돈을 주고 산 땅이다.

자산매각 대상부지는 더 있다. 청라 12단지 웰카운티 조성사업 부지, 송도 5공구 4단지 예정부지, 송도 R&D부지 등이다. 이들 부지가 도시공사의 취득가로 팔린다면 그 규모는 7천억원 가까이 된다.

여기에 매각대상에 포함된 하버파크호텔 등 호텔 네 곳과 씨티은행 2개 층 역시 취득가를 기준으로 모두 팔리면 매각 규모는 총 1조원 수준으로 높아진다.

문제는 부지 등 부동산 매각을 검토하는 기관이 도시공사뿐이 아니라는 점이다.

인천시는 재정위기 극복 방안 중 하나로 송도 6·8공구 내 6개 지구와 기부채납될 북항배후부지, 소래·논현구역 기부채납 토지, 인천터미널 부지 등 자산 매각을 검토하고 있다. 이들 대상은 각각 최소 174억원에서 최대 1조2천519억원의 가치를 갖고 있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도시공사와 시가 추진하는 부지매각 물량만 2조원 규모가 되는 것이다. 매각 목표시기도 두 기관 모두 연말까지로 겹친다.

인천시의회 이도형(민·계양1) 의원은 "도시공사의 사업개선 노력이 근시안적이다 보니 부동산 경기가 침체되고 분양시장도 좋지 않은 상황에서 어려울 수밖에 없는 부지 등 자산매각 방식에 의존하고 있다"며 "현실성이 떨어지는 만큼 보다 근본적인 개선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도시공사 관계자는 이에 대해 "일부에선 매각과 관련한 협의가 진행되기도 하고 있다"며 "시에서 검토하는 부지는 땅만 있는 상태인 반면, 우리 부지는 기반시설 등이 이미 갖춰져 있어 나름의 경쟁력이 있다"고 말했다.

/이현준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