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원시 율전동의 한 유치원 앞 편도 1차선 도로에 주차된 통학버스들로 인해 통행차량들이 엉켜 어린이보호구역 내 안전사고의 위험이 높아지고 있다. /하태황기자
지난 16일 오후 수원시 율전동 H유치원 앞 편도 1차로 도로.

아이들이 집에 돌아갈 시간이 되자 유치원버스가 하나 둘 들어서기 시작했고, 순식간에 6대의 버스가 한쪽 차로를 점령해 버렸다. 뒤따라오던 다른 차들은 막힌 차로를 통과하기 위해 중앙선을 넘어야 했고 반대편 차량과 대치하는 아찔한 상황이 수차례 연출됐다.

이후 또 다른 차량 몇 대가 좁은 도로에 뒤엉켜 운전자들 간에 옥신각신하는 모습도 보였다. 아이들을 태우기 위해 도로를 막아선 유치원버스들로 인해 도로 일대가 아수라장이 된 것이다.

율전동에 사는 최모(29)씨는 "유치원 차량이 주차하는 곳은 경사진 길이라 자칫하면 큰 사고가 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같은 날 오후 천천동에 있는 L유치원 인근도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이 곳은 어린이보호구역으로 지정됐지만, 주변에 원룸과 식당가가 밀집해 있어 도로 일대는 흡사 주차장을 방불케했다. 천천동 주민 정모(35·여)씨는 "하루에도 몇 번씩 아이들이 몰려 나오는 시간마다 이런 일이 반복된다"며 "무심코 길을 건너는 아이들에게도 위험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수원시내 일부 어린이보호구역에 불법주정차를 일삼는 차량들로 인해 이 일대를 지나는 차량들이 교통 혼잡을 겪는 것은 물론 심각한 사고의 위험에 노출돼 있다. 상황이 이렇지만 단속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관리 주체인 수원시 장안구는 최근 '어린이보호구역 내 불법주정차 예고없이 강력 단속합니다'라는 플래카드까지 내걸고 불법주정차와의 전쟁에 나섰지만 이를 비웃기라도 하듯 어린이보호구역 내 불법주정차는 버젓이 벌어지고 있다.

이에 대해 장안구 주차단속 관계자는 "유치원버스의 경우 대부분 기사가 운전석에 타고 있어 스티커 발부가 어렵다"며 "단속카메라를 동원해서라도 단속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황성규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