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쨌거나 도둑질을 일삼은 자식의 잘못일까, 아니면 방치하고 키우다 뒤늦게 바로 잡으려는 부모의 잘못일까? 물론 이는 양쪽 모두의 잘못이다. 최근 화성시가 진행한 제부도 불법펜션 단속도 이와 마찬가지다.
화성시는 원칙에 의거, 불법으로 용도를 변경해 숙박영업을 해오던 펜션 수십곳에 원상복구 명령을 내렸다. 시의 초강수로 제부도 펜션 전체는 영업 중단을 맞았고, 섬을 찾았다 되돌아가는 관광객이 늘면서 점점 관광객들의 발길도 하나둘씩 끊겼다. 이에 성난 펜션 업주들은 지난 22일 제부도 진입로를 봉쇄하며 항의 시위에 나섰다. 이날 만나 본 펜션업주들은 모두 비장한 얼굴로 "생계를 위해 어쩔 수 없이 펜션영업을 했다"고 주장했지만, 불법임을 알면서도 영업을 해온 책임만은 피할 수 없다.
그런데 10년이라는 긴 시간동안 이들의 불법행위를 눈감아줬던 화성시의 속내는 끝까지 의문으로 남는다. 시는 "이참에 불법행위를 뿌리뽑겠다"고 말했지만 '이참에'보다는 '진작에' 불법행위 단속을 벌였더라면 지금의 사태까지는 오지 않았을 것이란 생각이 든다. 한편 또다른 문제는 이들 가운데 선의의 피해자도 섞여 있다는 사실이다. 합법적으로 식당을 운영해오다 이번 단속으로 덩달아 철퇴를 맞은 식당업주들은 어쩔 수 없이 펜션업주들의 시위에 가세해 화성시에 "불법영업 단속을 철회해 달라"고 외치고 있다.
불법행위를 뿌리뽑기 위해 화성시가 지금이라도 채찍을 든 건 어찌보면 다행스런 일이다. 하지만 단순히 그렇게만 받아들이기엔 제부도 전체에 미친 영향이 너무나 크다. 화성시는 하루 속히 침체의 늪에 빠진 제부도를 살릴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