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로라면 시설농가들이 더이상 버틸 수가 없습니다."

고양시에서 화훼농사를 짓고 있는 이모(47)씨는 비닐하우스 난방을 위해 7천200ℓ짜리 탱크를 가득 채우는데 지난해보다 10%나 증가한 1천여만원이 들었다.

이씨는 면세유 가격 상승때문에 재배하고 있는 고온작물인 장미농사를 포기하고 안개꽃이나 스타치스 등 저온에도 생육이 가능한 품종으로 바꿀 것을 고민하고 있다.

여주에서 오이를 재배하고 있는 김모(53)씨도 면세유 가격 상승으로 큰 걱정에 빠졌다. 김씨는 "면세유가 30%정도 오르면서 이윤은 커녕 빚만 늘게 생겼다"며 "정말 배운건 농사밖에 없는데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기름값 고공행진이 지속되면서 경기도내 시설농가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여기에다 재료비 상승, 인건비 증가 등으로 인한 생산물량 감소로 농가 부담이 커지면서 고통이 가중되고 있다.

28일 도내 시설농가와 오피넷 등에 따르면 올해 경기지역 3월 넷째주 실내등유 가격은 ℓ당 1천441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천353원)보다 무려 100원 가까이 폭등했다.

이 때문에 장미·그루지아·난화 등의 시설화훼를 재배하는 농가들과 상추·깻잎·오이 등 시설채소 등을 재배하는 농가들은 생산원가 부담이 30% 이상 늘고있는 실정이다.

게다가 수입에 의존할 수 밖에 없는 화분·살충제 등도 환율 급등으로 가격이 인상됐고, 농촌인구 고령화로 인해 일할 사람을 구할 수가 없게 되면서 인건비도 평균 10%정도 상승했다.

김정섭 한국화훼협회 경기도지회장은 "경기지역 화훼농가들이 매년 10%이상 줄고 있다"며 "적정온도를 유지해야 하는 화훼농가들에게 면세유 가격 안정은 꼭 필요한 조건으로 정부가 특단의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경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