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펜하겐 로이터=연합뉴스) 유로존이 재정 위기 '방화벽'을 확대키로 합의한만큼 이제는 국제통화기금(IMF)이 약속대로 기금을 증액할 차례라고 유럽 측이 압박했다.

   유로존 17개국 재무장관과 중앙은행장 연석 회담은 지난달 30일 유로존 구제 기금 대출 한도를 일시적으로 약 8천억 유로로 확대하기로 합의했다.

   항구적으로 출범할 유로화안정기구(ESM)는 애초 합의대로 5천억 유로로 유지하되 내년 6월 말까지만 운용되는 유럽재정안정기금(EFSF)의 기존 대출분 2천억 유로를 합치기로 했다.

   여기에 그리스 등에 대해 유럽연합(EU)이 양자 지원 형식으로 약속한 1천20억 유로를 더하면 방화벽 규모는 잠정적으로 총 8천20억 유로가 된다.

   유로존은 또 EFSF 잔액 2천200억 유로는 '예비 방화벽' 성격으로 유지하기로 했다.

   EU 순회 의장국인 덴마크의 마르그레테 베스타저 경제장관은 31일 코펜하겐 회동 후 기자들에게 "IMF가 세계경제 전체에 영향을 주는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충분한재원을 확보하는 게 중요하다"면서 "이런 측면에서 유로존의 30일 합의가 매우 의미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제는 IMF가 재원을 확대할 시점"이라면서 "유로존 문제에 초점이 집중돼 있지만 다른 지역도 취약하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유럽중앙은행(ECB)의 빅토르 콘스탄치오 부총재도 31일 코펜하겐 회동 후 기자들에게 IMF도 재원을 늘리는 게 중요하다면서 오는 22일 워싱턴에서 주요 20국(G20)재무장관과 중앙은행장이 모여 IMF 재원 확대 방안을 논의하는 점을 상기시켰다.

   유럽은 이 회동에서 IMF 양대 출자국인 미국과 일본에 출연 확대를 압박할 예정이다.

   그러나 미국은 추가 출연하지 않을 것임을 거듭 밝혀왔다.

   또 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및 남아공의 이른바 '브릭스' 그룹도 IMF 내 쿼터가 확대돼야만 재원 확대를 지원할 수 있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이들은 지난 2010년 합의된 IMF 개혁안이 조속히 실행되도록 압박해왔다.

   유로존은 IMF 재원 확대에 1천500억 유로를 출연할 수 있다는 뜻을 이미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