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대 총선 결과 당초 예상과는 달리 새누리당이 승리하는 이변으로 끝났다. 새누리당은 수도권과 호남지역을 제외한 전 지역에서 민주통합당과 통합진보당의 선거연대를 물리친 것으로 나타났다. 당초 야권연대의 압승을 예측했던 선거 결과가 뒤집히자 여야의 희비가 극명하게 엇갈렸다. 전국적인 선거 결과를 개괄하면 서울·경기·인천의 수도권과 호남에서는 야권연대가 승리했고, 새누리당은 이 지역들을 제외한 전국에서 야권연대를 압도했다. 이는 유권자들이 지역에 따라 심판의 대상을 정확하게 지목해 민의를 드러낸 결과로 보인다.
민주통합당과 통합진보당의 야권연대는 수도권과 호남·제주를 제외한 전국에서 참패했다. 양당은 이같은 결과에 의아해 할지 모르나 선거를 전후한 그들의 언행을 되새겨 보면 스스로 심판을 자초했다는 결론에 이를 것이다. 양당은 총선을 앞두고 고조된 정권심판 여론에 너무 도취했다. 총선 대오만 통일하면 압승할 것으로 자신한 나머지, 정작 유권자의 신뢰를 받을 정책과 인물을 제시하는데 소홀했다. 아니 오만했다. 민주통합당 지도부와 유력인사들은 공식 사과 한마디 없이 자신들이 결정하고 추진했던 한미 자유무역협정과 제주해군기지 건설을 반대하고 나섰다. 권위적인 전략공천으로 고정 지지층의 원성을 샀고, 김용민 막말 파문을 방치하거나 옹호했다. 통합진보당은 이정희 대표의 경선비리 논란을 수습하는 과정에서 진보의 도덕성을 의심받았다. 그 결과 강원도와 충청권의 보수층의 결집과 청년투표율의 하락을 초래했다.
두 야당의 충격에 비할 바 아니지만 이명박 정부와 집권여당인 새누리당은 수도권 유권자들의 심판을 겸허히 받아들여야 한다. 수도권 유권자는 지난 대선과 총선에서 압도적인 지지를 보냈던 현 정부와 집권여당에 등을 돌렸다. 현 정권과 집권여당은 국민의 과분한 지지를 과신한 나머지 오만하고 독선적인 국정운영으로 민심을 잃었다. 대통령의 측근 정치와 비타협적 국정수행 방식은 정권 내내 당·정 갈등은 물론 야당 및 여론과의 극단적인 대립을 불러 스스로 국정의 발목을 잡았다. 여당 또한 정권의 오만과 독선을 방치했다. 경제적 양극화와 사회적 갈등이 심화됐지만 이를 해결할 능력을 보여주지 못했다. 지역정서로부터 자유로운 수도권 유권자들은 이같은 정부, 여당에 대해 객관적 심판을 내린 것이다.
국민은 이번 선거를 통해 여야를 가리지 않고 정치권력의 오만을 심판했다. 국민은 심판의 저울에 정권은 물론 여야 정당권력 모두를 세웠다. 정치권 전체를 통렬하게 문책한 것이다. 여야는 이번 선거 결과를 놓고 승패를 가려 기뻐하고 실망하기보다는 국민이 정치권에 무엇을 요구하고 있는지 뼈저리게 반성하고 국민 심판의 의미를 엄중하게 되새겨야 한다. 여야는 정책과 공약과 인물에서 역대 최악의 선거를 펼쳤다. 그리고 국민은 밑도 끝도 없는 진흙탕 정치를 거부했다. 이같은 국민의 명령을 거스르는 구태 정당과 정치인은 발붙일 땅이 없을 것이다. 이번 19대 총선의 진정한 승리자는 바로 유권자, 대한민국 국민이었다.
오만한 정치권력을 심판한 국민의 승리
입력 2012-04-12 0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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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4-12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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