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적인 가정폭력을 견디지 못하고 아내가 자녀들의 도움을 받아 남편을 살해한 사건이 발생했다.

성남중원경찰서는 17일 가족들에게 상습적으로 주먹을 휘두르고 폭언을 한 남편 박모(47)씨를 질식시켜 숨지게 한 혐의(존속치사)로 아내 이모(47)씨를 구속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씨는 지난 11일 오후 10시께 성남시 중원구 자신의 집에서 술에 취해 큰 딸(29)을 때리는 남편 박씨를 제압해 손과 발을 케이블선으로 묶은 뒤 입을 청테이프로 막고 이불을 뒤집어 씌워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 과정에서 둘째 딸과 넷째 아들은 어머니 이씨가 아버지를 제압하는 것을 도운 것으로 드러났다. 이불 속에 방치됐던 박씨는 약 6시간 뒤 질식해 숨졌고 이들 가족은 경찰에 자수했다.

조사결과, 이들 가족은 지난 10년 전부터 지속적으로 숨진 박씨의 폭행에 시달렸던 것으로 밝혀졌다.

성남/김규식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