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지사 임기 2년여를 남겨두고 있는 김문수경기도지사가 22일 기자회견을 열고 새누리당 대선 경선 참여를 선언했다. 김 지사는 이날 "저 김문수는 자금, 인력, 조직이 없고 대세론도 없다. 그래서 계란으로 바위치기라고 만류하는 분도 많았다"면서 "제가 과연 이 시대가 요구하는 대통령의 자격을 갖고 있는지 번민도 했지만 국민 여러분과 함께 대한민국을 더욱 위대하게 바꾸어 나가는 그 길에 나서기로 결단했다"고 말했다. 경기도민에게 잔여 임기를 채우지 못해 미안하게 됐다는 말은 없었다. 이날 관심을 끌었던 도지사 사퇴 시기에 대해서도 언급을 하지 않았다. 다만 그는 "지사직이 공무원이기 때문에 여러가지 충돌점이 있다"며 "조금 더 생각해 지사직에 큰 문제가 없는 방향으로 정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지난 2월말 경인일보가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도민 70%가 그의 대선 출마를 반대했다. 도정에만 전념하라는 의견이 높았다. 그러나 그의 대권 도전은 이미 예견된 일이었다. 그의 모든 행보는 언제나 대권에 맞춰져 있었으며 언론과 인터뷰할 때마다 "대통령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이번 총선에서 새누리당이 완승을 거두고 '박근혜 대세론'이 확산되면서 김 지사가 차차기를 노리지 않겠냐는 의견도 있었지만 그는 결국 대권의 꿈을 버리지 못했다. 이날 그는 "경선에서 이기면 대선에서 필승할 것이라는 자신이 있다. 계란으로 바위치기가 가능할 것이라고 믿고 오직 앞을 보고 힘차게 나아가겠다"고 말했다.
김 지사가 지사직을 사퇴하고 대선 경선에 참여하는 것은 순전히 그의 자유다. 거기에 우리가 왈가왈부할 수는 없지만 상황이 이렇게 되고 보니 그가 차라리 지난 지방선거에 나서지 않고 당내에서 묵묵히 대권을 향해 매진했다면 좋았을 것이라는 아쉬움이 남는다. 하지만 그것도 비난거리는 아니다. 김 지사 역시 대한민국 정치인 중 한 명일 뿐이다. 문제는 그가 대권도전에 참여함으로써 보궐선거가 치러지는 12월19일까지 불가피하게 초래될 경기도정의 공백이다. 김 지사는 명쾌하게 사퇴 시기를 밝히지 않았지만 경선 참여를 선언한 이상 도정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라도 하루빨리 지사직에서 물러나는 것이 옳다. 레임덕 현상으로 그가 계속 도정을 끌고 나가기란 불가능하고 도민의 민생고 해결이 난망한 지금 8개월의 공백은 도민들에겐 8년처럼 길고 지루한 고통의 시간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정치인 김문수, 도지사직 빨리 사퇴하라
입력 2012-04-22 2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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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4-23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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