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공항일대 임야를 대상으로 한 기획부동산이 기승을 부리고 있는 가운데 사진의 점선을 기준으로 B는 한 기획부동산이 자신의 땅인양 고객을 속여 문제가 된 심곡동 임야. A는 실제 기획부동산이 매입한 땅으로 알려졌다.(위) 서울공항 이전, 그린벨트 해제등 각종 개발호





각종 편법과 속임수를 동원한 기획부동산의 마구잡이식 땅장사에 무고한 투자자들의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
　
특히 기획부동산들은 헐값에 사들인 대규모 토지를 수십개~수백개로 분할해 팔아 엄청난 폭리를 취하고 도주하는가 하면, 각종 규제에 묶여 개발이나 양도가 어려운 토지를 그럴듯한 말로 속여 파는 등 '범죄적' 행태도 일삼고 있다.
　
기획부동산들이 가장 광범위하게 사용하는 판매수법인 토지분할매매의 경우, 개별등기와 기반시설 조성 등을 내세워 시세의 2~3배에서 최대 10배까지 가격을 올려 분양한 후 도주하는 사례가 빈번하다.
　
이렇게 사들인 토지는 대부분 개발과 거리가 멀어 시세가 오르기 힘든 지역인데다가, 시세가 올라도 분할된 토지를 거래하기가 사실상 힘들기 때문에 대부분의 투자자들이 낭패를 보고 있다.
　
심지어는 수십명~수백명 투자자들의 계약을 마구잡이로 작성하고 잠적해 분할토지를 매입한 투자자들이 자기땅조차 파악하지 못하는 경우까지 발생하고 있다.
　
기획부동산들은 또 자신들에게 토지소유권이 완전히 넘어오지 않은 계약추진 물건을 마음대로 분할해 판매하는가 하면, 가짜로 작성한 도면으로 투자자들을 속여 엉뚱한 토지를 사게하는 등 사기행각도 서슴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지역의 경우, 해당지역 거주자에게만 토지거래를 허가한 규제를 벗어나기 위해 각종 속임수와 편법을 동원하고 있어 자칫 이런 토지를 구입할 경우 자신도 모르게 범법자로 내몰릴 위험마저 높은 실정이다.
　
하지만 이같은 기획부동산의 행태는 합법을 가장해 치밀하고 조직적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심지어 기획부동산에 근무하는 직원들 속에서도 피해자가 잇따르고 있다.

얼마전까지 기획부동산에 몸담았다는 K씨는 “기획부동산을 운영하던 전문가(?)들조차도 싼값에 땅을 매입했다 이를 처분하지 못해 애를 태우는 경우가 허다하다”며 “최근 토지투자 열풍을 등에 업고 기승을 부리고 있는 기획부동산의 유혹에 쉽게 넘어가지 않도록 주의할 것”을 당부했다.

기획부동산 피해사례

사례①:토지 분할매각후 개별등기·기반시설 등의 약속을 어기고 도주=주부 김모(53)씨는 지난해 A기획부동산을 통해 성남시 심곡동 일대 임야 2천여평을 구입했다가 계약내용이 지켜지지 않아 최근 소송을 준비하고 있다. 김씨뿐 아니라 A사가 판매한 이른바 1차 물건지(11만평 규모)를 구입한 매수자 200여명도 관련서류 등을 준비하며 동참할 의사를 밝혔다. 당초 A사는 임야 11만평을 분할하며 개별 등기 및 도로개설을 약속했으나 계약내용을 이행하지 않은 것은 물론 기획부동산의 실질적 책임자가 잠적해 일처리에 곤란을 겪고 있다. 투자자들은 당분간 재산권 행사가 힘들게 됐을뿐 아니라 구입한 토지의 정확한 위치 파악도 어려운 실정이다.

사례②:토지소유권이 없는 물건을 임의로 분양= 강남 B기획부동산은 계약이 채 완료되지 않은 토지를 임의로 분양해 시세차익을 챙기려다 땅주인에게 발각돼 마찰이 빚어지고 있다. B기획부동산은 서울공항 주변의 100억원대 임야를 계약금 3억원만 걸고 마치 자신들이 토지를 넘겨받은 것처럼 꾸며 분할판매에 들어갔다. 땅주인에게는 잔금을 1~4차로 나눠 지급하겠다며 시간을 끌고 있는 상황으로, 자칫 거래가 틀어질 경우 수십명의 피해자가 양산될 우려가 높다.

사례③:규제를 피할 수 있다고 속여 편법으로 분양=2년전 퇴직한 남모(56·과천시)씨는 기획부동산이 현지에 거주하지 않더라도 경기도 광주의 땅을 매입할수 있다는 설명에 수천만원을 투자했다가 금전적 손실은 물론 범법자로 낙인찍힐 위기에 처했다. 기획부동산측에서는 이 땅을 '증여' 형식으로 구입할 경우 문제가 없다고 했으나 실제로는 권리가 넘어온 후 각종 세금문제가 발생해 골머리를 앓고 있다.

사례④:가짜 도면으로 속여 매매=이모(70)씨는 기획부동산을 통해 파주에 위치한 임야를 묘자리로 구입했다 낭패를 봤다. 북쪽과도 가깝고 햇볕도 잘들고 위치도 좋다고해 답사까지 다녀왔으나 기획부동산이 보여준 가짜 도면에 속아 전혀 엉뚱한 땅을 사들인 것이다. 계약이 끝난 후 위치를 확인할 겸 다시 방문했다가 시세보다 비싸게 산 것은 물론 엉뚱한 땅을 사들였다는 것을 원주민을 통해 알게됐다.

사례⑤:기획부동산 직원들까지 피해 속출=기획부동산에 속한 직원들의 피해도 잇따르고 있다. 입사시 그럴듯한 말을 앞세워 토지구매를 강요하는가 하면, 다단계식 판매를 강요하거나 영업실적이 저조할 경우 하루아침에 해고하는 사례도 비일비재 하다. 주부 박모(49·수원시 팔달구)씨는 “물건분양이 끝나면 월급과 함께 인센티브를 지급하기로 했는데 두달이 지나도록 차일피일 미루기만해 속앓이를 하다 이직했다”며 “계약건수를 채우기 위해 친척까지 동원했는데 어떤식으로 보상받아야 할지 막막하다”고 말했다.

회사원 김모씨도 “기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