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한이 지난달 말부터 국내 민간항공기에 대한 전파 공격을 실시해 온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민간항공기 GPS(위성위치정보 시스템) 전파 교란 공격으로, 1일 하루 동안에만 인천공항과 김포공항을 통해 이·착륙한 항공기 40대의 GPS가 '먹통'이 된 것으로 확인됐다. 전파 교란 공격은 지난달 28일부터 나흘 동안 계속됐으며, 지금까지 총 180여대의 민간 항공기가 'GPS 피해'를 당한 것으로 항공 당국은 파악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전파 공격이 지속될 경우 항공기 운항에 심각한 지장을 초래할 수도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이에 따라 국토해양부는 각 항공사에 GPS 전파 교란에 유의하라는 지침을 내보낸 상태다.
국토부 관계자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등 주요 항공사에 주의하라는 공문을 내보냈다"며 "현재 모든 관제사들이 예의주시하고 있는 상태"라고 말했다. 항공사들은 이미 'GPS 전파 교란에 유의하라'는 지침을 조종사들에게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A항공사의 경우 이번 전파 공격으로 70여대의 항공기가 피해를 입은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항공 당국은 북한의 3차 핵실험 징후와 지난달 발표한 '대남 특별행동 선언' 이후 이번 사태가 발생해 더욱 촉각을 곤두세우는 분위기다.
정부 관계자는 "이번 GPS 전파 교란 공격이 북측의 소행이라고 단언할 수는 없지만, 이런 대대적인 전파 공격을 할 수 있는 집단은 누가 봐도 뻔하다"라며 "현재로선 전파 공격을 막을 수 있는 기술이 국내에는 없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항공기 외에도 서해에서 작전 중인 해군이나 해경 함정은 물론이고 화물선, 어선 등에도 GPS 전파 교란 피해가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강자영 항공대 교수는 "항공기에 대한 GPS 전파 교란 공격은 군함이나 화물선 등에도 그대로 적용될 수 있다"며 "이미 선진국들은 전파를 이용한 공격무기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명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