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장 민원이 주민보다 더 중요합니까? 조망권과 재산권 모두 절대 포기 못합니다."
용인시가 '마북~죽전간(시도 29호선) 도로 확포장공사'를 진행하면서 인근 골프장과 맞닿아있는 도로변에 안전망을 설치하려 하자, 주변 아파트 주민들이 조망권과 재산권을 침해한다며 반발, 공사에 차질을 빚고 있다.
용인시 마북동 연원마을 현대아파트 주민 30여명은 지난 4일 도로확포장 공사가 진행중인 마을앞 도로에 모여 '공사중단'을 외치며 공사를 실력으로 저지했다. 주민들은 "용인시가 당초 약속과 달리, 조망권 등을 훼손하는 골프장 안전망 펜스를 아무 통보없이 기습적으로 설치하고 있다"며 전날 설치된 펜스 기둥 제거를 요구했다.
시와 주민들이 마찰을 빚는 것은 H골프장과 현대아파트 사이에 '마북~죽전간 도로'가 위치, 시측에서 골프장 민원 및 이동차량 안전을 이유로 비구(飛球) 방지를 위해 높이 6m, 길이 100m 이상으로 펜스를 설치하려 하기 때문. 주민들은 철재 펜스가 설치될 경우 골프장을 향해 있는 아파트 수백세대가 조망권의 피해를 보는데다 아파트 가치까지 하락한다며 반발하고 있다.
시와 시공사인 K건설측은 "도로 확포장을 위해 골프장 부지를 일부 수용, 몇몇 홀에서 골프공이 도로로 넘어와 인명·차량 피해를 일으킬 수 있는 상황이며, 실제 피해사례도 있어 펜스를 설치하지 않을 수 없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주민들은 "골프공이 도로를 넘어왔다는 말은 들어본 적이 없다"며 "시측이 골프장 민원만 듣고 시민들의 조망권과 재산권은 멋대로 침해하려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2008년에 이미 주민들의 반대로 펜스를 철거한 후 수목 식재로 안정성을 강화하겠다고 시가 약속했지만, 이를 지키지 않고 기습공사를 벌였다"며 분통해 했다.
주민들의 불만은 이뿐만이 아니다. 도로 확포장 공사가 당초 계획과 달리 계획고(高) 등이 5m가량 높이 변경돼 안전사고 위험을 초래하는데다, 도로 방음 문제도 지지부진해 실력 저지를 계속하겠다는 방침이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수목 식재는 비구방지에 효과가 없고, 조망권 침해도 법적 기준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하지만 해결책 모색을 위해 주민들과 대화하겠다"고 말했다.
/홍정표·김태성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