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따른 강력범죄를 예방하기 위해 경기도가 불을 밝히기로 했다. 붉은 색 가로등을 백색 계열로 바꿔 달았더니 범죄율이 크게 줄었다는 연구 결과를 근거로 한 것인데, 경기도는 TF팀을 구성해 검토에 들어갔다.

경기도 관계자는 9일 백색 가로등이 심리적인 안정감을 제공하고, CCTV 화면을 선명하게 해줘 범죄율을 30% 이상 줄인다는 연구결과를 토대로 방범 사각지대 조도 개선을 위한 TF팀을 운영중이라고 밝혔다. ┃관련기사 3면

실제로 일본 나라현에선 붉은색 계열의 가로등을 푸른색 계열로 교체한 뒤 2002년부터 5년간 범죄율이 40% 이상 줄었으며, 영국 리즈시에서는 가로등을 백색광으로 교체한 후 범죄율이 30%이상 줄어 가로등 교체사업이 전국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또한 미국에서는 동일 광량 아래 백색광일 경우 다른 색 계열의 빛에서보다 안정감을 느낀다고 답한 경우가 80%에 달했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국내에서는 나주 혁신도시와 제주특별자치도 구좌읍 일부 지역 등에 이같은 가로등 교체 사업이 진행중이며, 실제 수원의 오원춘 살인사건 당시에도 붉은색 계열의 백열 가로등 탓에 CCTV 화면이 흐릿해 알아보기 힘들었다는 지적도 있었다.

이에 따라 경기도는 시범사업 대상 지역을 선정, 현재 붉은색 백열등인 가로등을 백색 LED등으로 교체, 실제 범죄 발생률과의 상관관계를 조사한 뒤 사업 대상지역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시범사업 대상 지자체로는 최근 살인사건이 발생한 수원시와 외국인 밀집지역인 안산시 등이 거론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외에도 경기도는 진행중인 마을만들기 사업의 일환으로 대상 구역에 LED가로등을 설치하도록 하고, 간선도로 주변 가로등도 교체할 수 있는지 여부 등을 조사중이다.

경기도는 사업을 추진하게 되면 대상 사업자를 공모, LED가로등 교체 비용을 선투자하게 한뒤 추후 에너지 절감으로 보전하게 되는 비용을 사업자에게 지급하는 ESCO방식으로 사업을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현재 주로 설치된 250W 백열등(메탈등) 가로등은 9m 아래 직하 조도가 36Lx(룩스)이며, 150W LED가로등은 조도가 45Lx인데도 같은 기간 전기료는 30% 절감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경기도 관계자는 "예산없이도 에너지 효율은 높이고, 범죄는 예방할 수 있는 특성이 있어 긍정적으로 검토중"이라며 "다음주중 관계 기관 회의를 거쳐 시범사업 추진여부를 검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최해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