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천혜의 아름다운 자연이 살아 숨쉬는 화성시 우정읍 국화리 입파도가 최근 관광객의 증가로 무허가 숙박업소가 난립해 자연경관을 해치고 있다. 10일 오전 화성 입파도 일대에 조립식 패널 등으로 지은 무허가 숙박업소가 성업중이다. /하태황기자

천혜의 아름다움을 간직하고 있는 화성 입파도가 화재시설도 제대로 갖추지 않은 허술한 무허가 가건물들이 마구 들어서면서 불법천지로 변해 버렸다.

0.44㎢ 규모로 '화성8경' 가운데 하나로 꼽혀 여름철이면 피서객과 낚시꾼으로 붐비는 곳이지만 산림은 마구 훼손되고 쓰레기가 온통 나뒹굴면서 심한 몸살을 앓고 있다.

10일 오전 화성시 우정읍 국화리 입파도. 배에서 내려 마을로 들어서자 비닐과 목재, 스티로폼, '떡솜'이라고 불리는 단열재 등 불에 잘 타는 '특수가연물질'로 지어진 조립식패널 가건물들이 한 눈에 들어온다. 건물 옆에 화성시가 지어 놓은 화장실 문은 굳게 닫혀 있다. 언덕을 따라 뒤쪽으로 가보니 역시 가건물들이 무질서하게 들어서 있고, 폐자동차와 버려진 포클레인이 녹슨채 방치돼 있었다. 여기저기 술병과 각종 쓰레기들도 널브러져 있어 쓰레기장을 방불케 했다.

입파도는 산림청 소속의 국유지로 산지관리법상 이같은 가건물들은 모두가 불법 건축물이다. 이들 무허가 건물들은 주말 민박용으로 쓰이고 있으며, 농지도 불법으로 전용해 텃밭으로 쓰는 것은 물론 산림 곳곳을 헤쳐 놓았다.

특히 지붕마다 송전선에서 불법으로 전기를 끌어다 쓰는 이른바 '도전'용 전선이 얼기설기 늘어져 있지만, 퓨즈 하나 제대로 설치된 곳이 없다. 과부하라도 걸려 불꽃이 튈 경우 마을 전체가 화마에 노출돼 있는 실정이다. 최근에는 관광객들의 증가로 담뱃불과 취사 등에 따른 화재 위험이 도사리고 있지만 무허가 가건물에는 화재진압 시설이 전무하다.

관광객 박모(56)씨는 "오랜만에 이곳을 다시 찾았는데 아름다운 섬이 쓰레기섬으로 전락했다"며 "저런 민박들이 불법인 줄도 몰랐다. 체계적인 관리가 필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산림청 관계자는 "섬에서 벌어지는 모든 상황을 인지하고 있지만 행정력이 손에 미치지 않아 관리가 안됐다"며 "해결책을 모색하겠다"고 해명했다.

/김학석·이경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