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5일 오후 고양 킨텍스에서 열린 새누리당 제1차 전당대회에서 당 대표로 선출된 황우여 신임 대표와 최고위원들이 두 손을 맞잡고 기뻐하고 있다(왼쪽부터 김경안 후보, 이혜훈 신임 최고위원, 유기준 신임 최고위원, 심재철 신임 최고위원, 황우여 신임 대표, 홍문종 후보, 정우택 신임 최고위원, 원유철, 김태흠 후보). /하태황기자

새누리당이 15일 오후 전당대회에서 새 지도부를 선출했다. 황우여·이혜훈·심재철·정우택·유기준 후보가 나란히 당 지도부에 입성했다.

이번 지도부는 당내 대선 후보 경선을 공정하게 관리하고 본선에서 야당의 공세를 막아내야 하는 막중한 책임을 가지고 있다. '황우여호'로 출범하는 이번 지도부는 형식적으로나 내용적으로 모두 '박근혜당'으로 완전히 탈바꿈하는 모습을 보였다.

당 대표에 선출된 황우여 전 원내대표는 친박(親朴·친박근혜) 성향 중립이고, 3위의 심재철 최고위원을 제외한 모든 최고위원 당선자 대부분 친박계다.

그러나 최근 선출된 원내지도부조차 친박 인사들로 꾸려진 상태에서 지명직 최고위원은 물론 조직과 재정을 담당하는 당 사무총장까지 친박 핵심 인사들로 채워질 것으로 보여 비박(非朴·비박근혜)계의 강한 반발이 예상된다.

무엇보다 당 지도부는 이제 연말 대선을 향한 거센 파고를 넘어야 한다. 대권 후보를 결정하는 '경선룰의 문제'다.

'박근혜 대세론'에 맞서는 정몽준·이재오·김문수 등 비박 잠룡 3인방과 임태희 전 대통령실장의 공세가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이들은 이미 완전국민경선제와 개헌, 당 운영 방식 등을 놓고 연일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을 공격하며 '대세론 흔들기'를 시도하고 있다.

지도부에 입성한 친박 인사들은 하나같이 완전국민경선제 도입을 반대하며 박 위원장과 '코드'를 맞추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박 위원장도 적절한 시기에 대선 출마를 공식화할 것으로 보인다. 비박 주자들의 '견제'와 '비판'에 일일이 대응하지 않고 대선 로드맵에 따라 묵묵히 제 갈 길을 가겠다는 입장이긴 하지만 완전국민경선제와 개헌에 대한 비박계의 요구가 강해질수록 새 지도부는 더 큰 공격을 받을 수 있다.

당장 새 지도부는 경선 관리위원회를 꾸려야 한다.

공정한 대권 후보 경선을 위해 당 내외 인사로 구성할 것으로 보이지만 비박계에선 벌써 '100% 당외인사'로 구성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 문제는 새 지도부가 연착륙할 수 있을지를 가늠하는 첫 관문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핵심 당직자는 "당이 박근혜당으로 재편됐다고 하더라도 대선 후보 경선 참여를 선언한 비박 주자들이 공격적으로 나올 경우 당은 시끄러워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당의 지분을 가지고 있는 이명박 대통령과 박근혜 비대위원장은 각각 축전과 인사말을 통해 대선 승리를 다짐했다.

/정의종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