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조합장이 젊어졌다. 최근 세태를 반영하듯 도내 일선 회원 농협에 세대교체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는 것이다. 올들어 치러진 조합장 선거에서 과거에는 찾아보기 어려웠던 40대 조합장이 무더기로 탄생한 것이 그 예.

10일 농협경기지역본부와 일선 회원조합들에 따르면 올들어 9일 현재 34곳의 조합장 선출이 이뤄진 가운데 52.94%인 18명이 초선 조합장으로 선출됐다. 재선 조합장은 6명, 3선은 6명, 4선은 4명으로 나타났다. 보수적인 경향이 짙던 농협조직으로 볼때 획기적인 사건(?)이다.

농협경기지역본부 관계자는 “선거때마다 초선 조합장이 많이 배출되는 경향이 있지만 올해는 유난히 초선조합장이 많다”며 “연령대도 젊어졌다”고 말했다.

실제로 초선 조합장 18명 중 이래성(44) 백암농협 조합장, 엄태원(46) 정남농협 조합장 등 5명이 40대며, 8명이 50대로 분석됐다. 10여년전만해도 60대 조합장이 주류를 이룬 것에 비하면 격세지감이 아닐 수 없다.

재선 조합장 6명 중 이상철(45) 연천축협 조합장, 박우혁(46) 한국난농협 조합장 등 2명이 40대이며, 이철호(52) 파주축협 조합장, 권오규(56) 신김포농협조합장 등 2명이 50대로 나타났다.

또 3선 6명 중 이태용(52) 모현농협 조합장, 배건선(58) 용인농협 조합장, 박상열(58) 양주농협 조합장 등 3명이 50대다.

특히 4선 조합장 4명 중 홍은수(57) 남양농협 조합장, 진길부(58) 도드람양돈농협 조합장, 조성열(59) 신둔농협 조합장 등 3명이 50대로 나타났다.

조합장의 세대교체는 농업개방화시대에 맞서기 위해 개혁을 희망하는 조합원들의 의지 표현으로 풀이된다. 즉, 과거 회원조합이 동내마다 설립됐던 '구멍가게' 수준에서 '기업'으로 변모해야 한다는 의지의 소산이라는 것이다.

일선 조합 관계자들은 “과거 조합장 자리는 나이든 어른들의 '명예'를 위한 자리였다면 지금의 조합장은 젊은 'CEO형' 조합장을 (조합원들이)원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