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통합당이 당대표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를 앞두고 20일 울산에서 진행한 첫 지역순회투표에서 김한길 후보가 이해찬 후보를 압도적인 표차로 누르고 1위를 차지하는 이변을 연출했다. 경기 대표로 나선 조정식(시흥을) 후보와 이종걸(안양만안) 후보는 하위권에 머물렀다.
민주당에 따르면 이날 오후 6시께 집계된 울산시당 당대표·최고위원 선출대회 개표 결과, 기호 3번 김한길 후보가 103표를 얻어 1위를 차지했다. 이해찬 후보는 48표를 얻어 추미애 후보(61표), 우상호 후보(52표)보다 뒤진 4위에 그쳤다. 조정식 후보는 38표, 이종걸 후보는 33표를 얻어 각각 6·7위에 랭크되며 열세를 면치 못했다.
울산지역 대의원 195명이 참여해 1인 2표제로 진행된 이날 투표 결과는 당초 이해찬 후보가 앞설 것이라는 예상을 뒤엎은 것이다. 이 후보는 친노 진영의 전폭적 지지속에 이날 울산을 시작으로 친노 세력이 강한 영남지역에서 초반 승기를 잡기 위해 총력전을 펼쳐 왔다. 이에 대해 김한길 후보는 이해찬-박지원 역할분담론을 비판하며 비노 진영의 규합을 통한 역전을 도모해 왔다.
또 손학규계의 조정식, 정동영계의 이종걸 후보는 수도권 역할론을 강조하며 틈새를 노려 왔다. 일단 초반 판세에서는 이해찬 후보가 앞서는 가운데 김한길 후보가 추격하면서 양강구도를 형성할 것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었지만 실제 투표장에선 압도적인 표차라는 이변이 연출됐다. 김한길 후보는 "울산에서의 승리를 이변이라고 한다면, 앞으로 더 큰 이변의 시작일 뿐이라고 생각한다"며 "왜냐면 민심과 당심이 뒷받침해 주고 있기 때문이라고 믿는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지역순회투표는 21일 부산에 이어 22일에는 광주·전남지역 투표로 이어진다. 특히 광주·전남은 호남 표심이 전통적으로 민주당 당권과 대선후보를 가름했던 만큼 각별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어 24일 대구·경북, 25일 대전·충남, 26일 경남, 27일 제주, 29일 세종·충북, 30일 강원, 31일 전북 순으로 합동연설회와 순회투표를 한다.
또 다음달 1일 인천, 2일 경기, 3일에는 서울에서 합동연설회를 하고, 수도권은 전당대회 당일인 9일 투표를 실시한다. 이에 앞서 전국의 당원·시민선거인단 모바일투표는 다음달 5~6일 실시되고, 전국의 당원·시민선거인단 현장투표는 시·군·구 투표소에서 8일 실시돼 9일 정당대회장에서 합산해 발표된다.
/김순기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