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의 재정난에 인천 유나이티드FC(이하 유나이티드)도 덩달아 허덕이고 있다. 시와 시의회측에서 쏟는 관심도 창단 당시만 못한 데다 이에 편승해 선수들의 사기마저 극도로 저하되고 있다. 2003년 창단할 때만 해도 공무원과 시민 등 월급을 쪼갠 4만7천여명이 시민주주가 됐을 정도로 열기가 대단했다. K리그 참여 2년째인 2005년에는 리그 정규시즌 통합 1위와 챔피언결정전 준우승을 차지하기도 했다. 2006년부터는 3년 연속 흑자 경영을 기록해 국내 시민 프로축구단의 새 역사를 썼다.

그러던 인천유나이티드는 최근 몇 년간 추락의 날개를 펴고 있어 팬들에게 크나큰 실망감을 주고 있다. 2010 남아공 월드컵에서 한국축구 사상 첫 원정 16강을 달성한 허정무 감독이 인천 유나이티드의 사령탑에 부임했다. 하지만 20개월 만인 4월 초 이런저런 사정으로 중도하차해 팬들의 기대를 저버렸다. 구단의 경영성적표도 초라해 2010년부터 지난해까지 2년동안 무려 100억원에 가까운 적자를 냈다. 성적마저 하위권으로 곤두박질했다. 지난해 시즌 성적 6승14무10패로 16개 팀 중 13위다. 게다가 허 감독의 사퇴를 전후해서 김석현 부단장과 최승열 단장이 줄줄이 사임했다.

관중 수도 줄고, 광고수입도 줄다보니 적자는 뻔했다. 관중과 광고수익이 없는 구단은 존재가치를 잃는 것이 현실이다. 지난해 승부조작 파동 등으로 프로축구 관중이 전체적으로 줄었다고는 하지만 인천 구단의 관중은 지난해 7천600명, 올해 5천명 내외로 주저앉았다. 참담하기 이를 데 없는 수치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선수들의 사기저하로 이어진다. 특유의 팀컬러도 사라진 채 밋밋하기 이를 데 없다. 그렇다고 해서 인천유나이티드의 추락을 지켜보고만 있을 수 없다.

인천의 팬들이 일단 나서야 한다. 모든 사정은 차치하고 경기장을 찾아 선수들을 격려하고 위로해야 하는 게 급선무다. 사이버 공간에서 선수들의 파이팅을 독려하고 응원하는 모습처럼 홈경기 때마다 구장을 찾아 인천의 응집력을 보여줬으면 한다. 시와 시의회에서도 재정난을 겪고 있기는 하지만 지원을 검토하고 구단의 수익사업에 보탬을 준다면 인천구단은 다시 일어설 수 있다. 구단도 축구팬들을 위한 보다 적극적인 마케팅에 나서 전국 어느 팬보다도 열성적인 인천구단 팬들에게 보답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