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이 북한 정권을 추종하는 세력에 직격탄을 날렸다.
28일 아침 전국에 전파를 탄 라디오연설을 통해 이른바 '종북주의자'를 "북한보다 더 큰 문제"로 규정하고 변화를 요구했다.
이 대통령이 '종북세력', '종북주의자'란 용어까지 쓰면서 종북ㆍ친북 세력을 비판한 것은 취임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2008년 10월 재향군인회와 간담회에서 '좌파 세력'이 북한 정권에 동조하면서 이념 갈등을 조장해서는 안 된다는 취지의 언급을 한 적은 있지만, 이 정도로 직접적인 비판은 아니었다.
이는 최근 통합진보당의 내분 사태가 연일 관심의 초점이 되면서 종북주의에 대한 국민의 시각이 싸늘해지고 있는 것과 관련이 있어 보인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통합진보당 사태 등을 직접 지켜보면서 국민들이 종북 좌파의 실체에 대해 냉정하고 이성적인 판단을 하기 시작했다"면서 "전체적으로 변화의 분위기가 감지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현대사에 유례없는 3대 세습 독재 속에 다수 민중이 굶주리는 경제난을 무시한 채 핵 개발을 추진하는 북한 정권을 비록 일부이긴 하지만 우리 국민이 옹호하는 것은 매우 부적절하다는 생각을 가진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대해 야권에선 논평으로 대응했다.
민주통합당 신경민 대변인은 서면브리핑을 통해 "대통령이 색깔론 공세에 편승한 것으로 보인다"며 "지금 이명박 대통령에게 요구되는 것은 정부의 불법행위에 대한 사과와 재발방지 약속, 대통령 측근비리의 단절과 엄정한 사법처리, 민생중심의 국정운영이다"고 꼬집었다.
통합진보당 이정미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통합진보당 내부의 문제를 계기로 지난 이명박 정부의 실정을 가리고 이념공세로 기사회생의 기회를 잡으려 했는지 모르지만 국민들이 진보정당에 바라는 것은 색깔론과 아무 관계없다"며 "과거의 수법만을 되풀이하시니 실망에 또 실망이다"고 밝혔다.
/정의종·김순기기자
MB 취임후 종북세력 첫 비판에 야권 "정부 실정가리고 색깔론 공세 편승 실망"
입력 2012-05-29 0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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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5-29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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