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9로 고착화된 부정적인 이미지, 표로 연결되지 않을까요?"

민심탐방 도중 119 해프닝을 놓고 대학생과 설전을 벌이던 김문수 경기도지사를 현직 소방관 부인이 구해(?)줬다.

4일 의정부역에서 청량리역까지 전철을 타고 시민들과 대화하는 시간을 가졌던 김 지사는 전철 안에서 대학생 한 명과 대화를 시작했다. 이 학생은 "박근혜 전 비대위원장에 비해 지지율이 낮은데도 대선에 도전한 이유가 뭐냐"고 물었고, 김 지사는 "(박 위원장은)우아하지만 청와대에서 18년 넘게 살아, (나만큼)민생을 알지 못한다. 지금은 지지율이 낮지만 나중엔 창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학생이 "지사님은 '119'로 부정적인 이미지가 있지 않느냐"고 물으면서 '119 설전'이 시작됐다. 김 지사는 "내가 돈을 먹은 것도 아니고, 나쁜 짓을 한 것도 아니지 않느냐"며 "119로 전화가 오면 당연히 '저는 누굽니다. 뭘 도와드릴까요?'라고 하는 게 맞는데 지사라고 해도 장난전화라고 생각해 끊어버리면 되겠느냐"라고 답했다.

이에 이 대학생은 "부정적인 이미지와 여론이 고착화되면 표로 연결되지 않느냐. 그것을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라고 물어 설전이 심화되려던 찰나, 한 중년 여성이 대화에 끼어들었다.

자신을 현직 소방관 부인이라고 소개한 그녀는 "119 사건 때 남편이 흥분하더라. '다른 일반 시민들이 전화해도 그렇게 하면 안 되는데, 도지사가 전화했는데도 불구하고 그런 식으로 대하느냐'라고 얘기하더라"며 "아무리 바빠도 '관등성명을 대고 어떻게 도와드릴까요'라고 안 하고, 지사 성함 댔다고 끊어버리는 게 말이 되느냐. 신문 지상에선 김 지사에게 뭐라 하지만 이건 분명히 (전화)받은 사람이 잘못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여성은 "공무원이라면 국민을 위해 봉사하는 게 첫째 목적인데, 요즘엔 자꾸 직업으로만 생각하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에 김 지사는 "얘기 잘하신다. 젊은이들이 사실을 제대로 알았으면 좋겠다"고 답했다.

한편, 이날 김 지사는 임수경 민주통합당 의원의 '변절자' 막말 파문에 대해 "김일성 주체사상을 반대하면 다 '변절'이라는 거냐. 대체 이해가 안 되는 사람"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김 지사는 "하태경 새누리당 의원이 주사파(주체사상파)를 하다가 (전향해서)새누리당에 온 그게 변절이냐. 그 기준이 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최해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