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결정자의 단 한번의 실수가 후대에 얼마나 큰 고통을 주는지 우리는 용인경전철 사업을 보고 뼈저리게 통감해야 한다. 처음부터 끝까지 부실집합체였던 용인경전철은 무려 1조원의 혈세를 쏟아부은 사업이었다. 주변의 경관을 해치고 막대한 예산을 쏟아부으면서까지 과연 사업을 진행했어야 하는가라는 주변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당시 이정문 용인시장은 시장에 당선되기 위해, 그리고 당선 후 치적을 쌓기위해 기본적인 검증절차와 행정절차를 무시한 채 사업을 밀어붙였다. 하지만 교통수요 부풀리기부터 공사비 횡령, 이것도 모자라 부실공사에 지역토착비리까지 부실덩어리였다. 이정문 전 시장은 결국 구속됐다.
정부와 용인시가 3천678억원, 민간투자 6천354억원 등 총 1조원이 투입됐지만 2010년 준공을 앞두고 안전성 문제로 용인시와 민간사업자간 갈등이 생겼다. 결국 국제중재위원회까지 가는 진통끝에 용인시가 패소해 최소한 5천159억원을 연차적으로 사업자에 지급하라는 판결을 받았다. 돈이 없어 다급해진 용인시는 4천420억원의 지방채발행 승인을 정부에 요청했다. 그런데 불행하게도 재앙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14일 국제중재위원회가 계약해지와 관련해 민간사업자인 캐나다 봄바디사가 용인시·용인경전철(주)를 상대로 낸 기회비용소송에서 봄바디사의 손을 들어주고 2천627억원을 추가로 배상하라고 판정을 내린 것이다. 이에 따라 용인시는 봄바디사에 모두 7천787억원을 물어줘야 한다.
정치인들은 권력을 잡기 위해 온갖 감언이설로 표심을 얻으려고 한다. 권력을 잡으면 마치 천하를 얻은 것처럼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른다. 예산은 그들이 갖고 있는 권력중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한다. 그것이 모두 국민들의 혈세인데도 마치 자신의 주머니에서 나온 것처럼 허세를 부리는 것이다. 용인 경전철사업도 정책결정자의 예산 남용중 하나다. 용인시는 호화청사로 이미 전국민의 지탄을 받은 곳이다. 이제 부실덩어리인 경전철사업까지 얹혀졌으니 용인시는 빚더미에 앉게 됐다. 허욕에 물든 단체장을 잘못 선택한 부담은 모두 용인시민의 고통으로 남게 될 것이다. 이게 재앙이 아니고 무엇인가. 정책 결정자의 구속으로 모든 빚이 탕감되는 것은 아니다. 시는 30년 분할상환하는 것으로 빚을 갚겠다고 하지만 이것이야말로 빚의 대물림이다. 용인시는 후손들에게 부끄러워해야 한다.
용인경전철사업은 재앙이었다
입력 2012-06-20 0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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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6-20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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